지난 9일 한글날, 인천역 광장에는 인파가 넘쳐났다. 하루 전 개통된 월미바다열차를 한번 타보러 나온 시민들이었다. 모처럼의 휴일 나들이를 월미바다열차로 정한 인천시민들의 기대감이 읽혀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간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정책과 행정의 실패를 새삼 돌아보게도 했다.
월미도와 인천역을 잇는 관광 모노레일인 월미바다열차가 마침내 개통됐다. 당초 계획보다 10년이나 지각한 개통이지만 인천시민의 자산으로 되돌아온 것은 축하할 일이다. 월미바다열차는 4개 역, 6.1㎞ 구간의 모노레일이다. 경인선과 수인선의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환승할 수 있는 월미바다역을 출발해 월미공원역, 월미문화의거리역, 박물관역을 순환하는 노선이다. 정원 46명인 2량짜리 열차가 평균 속도 14.4㎞로 달린다. 전 구간을 도는 데 35분이 걸리고 10분여 간격으로 운행된다.

지난 2008년 총 사업비 853억원으로 착공된 월미은하레일은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개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운전 과정에서 차량 이탈사고가 발생하고 부실 설계가 확인되면서 사업이 백지화 지경에까지 갔다. 이후 레일바이크 등의 민간투자사업도 무산되면서 인천시는 2017년 말 183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관광모노레일로 바꿔 이제 개통한 것이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겪어내면서 이 사업은 한동안 인천의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막대한 세금 낭비는 선거 때마다 정쟁의 소재가 됐다. 한편으로는 인천 지역사회의 역량을 부정적으로 가늠하는 징표가 돼 시민들을 부끄럽게 하기도 했다. 어렵게 개통시킨 월미바다열차는 그래서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먼저 철저한 안전성을 지켜내야 한다. 일부에서는 같은 모델의 거제관광모노레일을 들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거제관광모노레일은 최근 차체 결함에 의한 추돌로 인명사고까지 났다.

한편으로는 인천의 관광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것이다. 월미바다열차 주변으로는 인천 개항장, 차이나타운, 인천항, 월미도 등 시너지 효과를 낼만한 관광자원이 많다.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이같은 실패가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