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법시대 열자] 上 고등법원 설립 선택 아닌 필수
[인천 고법시대 열자] 上 고등법원 설립 선택 아닌 필수
  • 박범준
  • 승인 2019.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 인천시민에겐 위헌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3항에 명시된 문구다. 그러나 인천시민에겐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삶에 영향을 미치는 항소심 재판을 인천이 아닌 서울고등법원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과 서울을 오가고 재판을 받는데 최소 반나절이 걸린다.
근본적 해결법은 '인천 고등법원 시대'를 여는 것뿐이다. 법안 발의부터 건물을 올리는 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등 험난한 과정을 밟아 나가야 하지만, 지금 지역사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고법 시대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일보는 고법 설치의 당위성과 요건, 고법 시대 개막을 앞당기기 위한 방안 등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인천지법 관할 인구수 경기 부천·김포 포함해 431만명

서울고법서 처리하는 인천 사건도 매년 증가 추세지만
고법 부재 '사법서비스 질' 열악 … 지방분권 기조 역행


올 3월 수원고등법원이 개원하면서 전국 고등법원은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를 포함해 모두 6개가 됐다. 고법은 지방법원과 대법원 사이를 잇는 중급 법원이다.

고법이 설치된 지역 주민들이 재판을 신속히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가지 않는 이상 모든 사법 서비스를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인천시민은 인천지법 합의부 사건 등의 항소심 재판을 받으려면 상급 법원인 서울고법을 찾아야 한다.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는 탓이다. ▶관련기사 19면

고법의 부재는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300만 대도시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임시방편으로 올해 초 서울고법 인천 원외재판부가 개원했지만 현재 2개 재판부(민사·가사)만 운영돼 반쪽짜리 원외재판부란 지적이 많다.

열악한 사법 서비스에 따른 피해가 인천시민에게만 돌아가는 게 아니다.

인천지법은 인천과 함께 인근 경기 부천과 김포도 전담하고 있다. 전체 관할 인구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431만여명에 이른다.

대법원이 발간한 '2019 사법연감'을 살펴보면 지난해 지방법원별 사건 수(1심 본안사건)를 비교했을 때 인천지법은 전국 사건의 6%(7만6430건)를 처리했다.

서울중앙지법(26.4%)과 수원지법(10.2%), 서울북부지법(6.5%), 대구지법(6.3%)에 이어 5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서울고법에서 처리한 인천지법 사건도 2014년 1899건, 2015년 1798건, 2016년 1938건 등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법조계를 중심으로 인천고법 설치 필요성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달 2일 인천지방변호사회는 '인천고등법원 유치·인천북부지원 신설 토론회'를 개최하고 인천고법 설치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상노 인천변호사회 부회장 겸 인천고법 유치위원회 위원장은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사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사법부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며 "서울고법에 쏠린 재판부를 인천에 이양한다는 취지도 인천고법 설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고법이 인천지법 사건의 관할권을 쥐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지방분권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선애 법무법인 창과방패 변호사는 "현 정부가 추구하는 지방분권 시대에는 자치단체 아래 최소한 1개 이상의 고등법원이 필요함에도 아직 구체적 논의가 없는 실정"이라며 "지역사회가 인천고법 설치를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 인천일보, INCHEONIL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