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치루개마을, 세종~포천 완공 땐 고립
"방음벽으로 안돼 … 집단이주·피해 보상을"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6공구 용인시 공사구간 주민들이 고립될 위기에 놓여있다며 집단이주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용인시 양지면 주북1리 치루개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36가구 1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은 공사가 완공되면 1.8㎞에 걸쳐 고속도로가 마을을 에워싸고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용인분기점(JC)이 설치된다.


공사 계획대로라면 결국 치루개마을은 분기점 안에 갇히게 되는 지역으로 전락한다.
특히 마을입구 쪽 입체화된 교각 높이가 무려 37m에 달하는 곳도 있어 마을 고립은 물론 조망권과 분진·소음 등으로 생활환경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각 공사까지 시작되자 마을 주민들은 공포감마저 든다며 하루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2016년 5월 '용인분기점 설치에 따른 주북1리 고립을 풀어달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양지면사무소에서 가진 4차례의 설명회와 주민설명회 등의 자리를 통해 줄기차게 사업시행자인 한국도로공사 등에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고속도로 분기점에 갇힌 전국 유일한 마을이 될 처지에 놓여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집단이주 등 근본적인 대책이어야지, 방음벽 설치와 같은 미봉책으론 주민들의 분노와 공포감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마을 고립에 따른 요구사항을 설계에 이미 반영한 상태"라며 '램프 80m 추가 이격', '본선 및 램프구간 방음벽 설치' 등을 추가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마을 주변에서 진·출입 할 수 있는 하이패스 설치', '가옥과 공장 등 민원 발생에 따른 본선 선형 변경' 등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마을 고립사태에 대해 용인시의 적극적인 중재와 개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도 뾰족한 수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세종~포천 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용인 분기점은 2022년에 개통될 예정이며 용인 구간인 해당 6공구는 두산건설㈜이 공사 중이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