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윤 민속박물관 학예사 "노동史 조명 부족 안타까워"
"인천은 한국 근대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산업화가 시작된 만큼 인천 노동자들에게는 아픔과 부침이 더 많았죠."
8일 인천시립박물관 '노동자의 삶, 굴뚝에서 핀 잿빛 꽃' 특별전 개막식에서 만난 안정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는 이같이 말했다.
안 학예사는 지난 2017년부터 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한 '인천 공단과 노동자의 생활문화' 학술조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그가 수집하고 기록한 인천 근현대 600여 점의 유물들은 지난 5월 민속박물관에서 열린 '메이드 인 인천' 기획전에서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안 학예사는 "개항 직후부터 인천에는 근대화된 공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는 해방 이후 부평·주안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화로 자연스레 이어졌다"며 "이와 동시에 공장 내 열약한 환경을 바꾸려고 노동자들이 투쟁을 시작한 곳도 바로 인천"이라고 말했다.
안 학예사는 이전까지 인천에서 노동의 역사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근대화 과정에서 인천은 살아있는 갖가지 이야기를 품고 있었지만 현대사를 조명한 기록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안 학예사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산업화의 근간인 인천의 의미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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