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싸움 휘말린 국일정공

구단주 - 시의회 갈등 장기화

해체위기 넘겼지만 참가 포기


● 사제간 갈등 터진 인성여고

지도방식 대립 선수들 대거 이탈

어수선한 분위기 속 맥없이 탈락


● '5년 공백' 감 떨어진 송도고

2014년 이후 첫 남고부 출전권

1회전서 부산 동아고 상대 패배



'악재'가 겹친 인천 농구가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최악의 성적을 내며 몰락했다.

인천은 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전 농구 종목에서 단 1점(전국체전은 단순 메달 집계가 아닌 종목별총득점 및 메달득점의 총합으로 성적을 결정)도 얻지 못했다.

이유는 이렇다.

먼저 그동안 농구 여자일반부 인천대표로 나서 꾸준히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던 국일정공은 정치적인 이유(구단주와 인천시의회 사이에서 빚어진 갈등)로 아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강인덕 구단주는 유정복 전 시장 때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재직 중 2018년 지방선거 뒤 정권이 바뀌었지만 바로 물러나지 않고 '체육회장 권한 대행'을 선언하며 맞섰다.

또 이에 대한 자격 및 권한 등을 놓고 인천시와 소송을 벌이는 등 올 초 자리에서 내려올 때까지 강하게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절대 다수파인 인천시의회는 국일정공이 운영 중인 농구부 관련 예산 집행 내역 등을 살펴보겠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인천시를 거들고 나섰다.

이에 당시 강인덕 시체육회 상임부회장 겸 구단주는 "시체육회가 지원한 보조금 집행 내역은 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일정공 자체 농구부 예산까지 시의회가 간섭할 권한은 없다. 탄압이다. 아예 농구부를 해체하겠다"며 강력 반발했었다.

강인덕 구단주는 이후 팀을 해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이번 전국체전에 팀을 내보내지 않았다.

2003년 창단했고,2010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체전에서 은메달 4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등 적지 않은 활약을 펼친 국일정공의 불참은 올해 전국체전을 앞두고 인천 농구에 드리운 악재의 서막이었다.

여고부 인천대표 인성여고도 2011년부터 최근까지 이 학교 농구부를 이끌어온 A 감독과 선수들이 지도방식을 놓고 갈등하다 결국 학교폭력위원회까지 열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어렵게 대회에 출전했지만 무기력하게 1회전에서 탈락했다.

A감독은 당시 학교폭력위원회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전국체전을 코앞에 두고 물러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전학을 가는 등 현재 인성여고 농구부는 팀 해체 위기까지 몰려있다.

여기에 오랫동안 지역 라이벌 제물포고등학교에 밀리다가 절치부심 끝에 2014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남고부 인천대표로 나선 송도고등학교도 첫 경기에서 부산 동아고에 패해 일찌감치 짐을 싸야했다.

결국 인천 농구는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단 1점도 만들지 못한 채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한 농구인은 "인천 농구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단체 구기종목이기 때문에 보통 전국체전에서 1300~1500점 안팎의 점수를 인천선수단에 보태는 활약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러저런 이유로 망가졌다. 농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참고로 대회 5일째인 8일 오후 9시 현재 인천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 종목에서 획득한 점수 합계는 1만469점 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