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결혼이주민 부탄히엔
한국어능력시험 공부도
▲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부탄히엔

"한글은 어렵지만 배울수록 신기하고 재밌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 ."

고향인 베트남을 떠나 지금의 남편과 함께 인천으로 온 지 올해로 7년째인 부탄히엔(26)씨는 어느덧 한글이 모국어처럼 편하다고 말하며 하얀 종이 위에 한글을 적기 시작했다.

'가족'과 '사랑'이란 단어가 마음에 든다는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한글은 참 예쁘다"며 "이걸 만든 세종대왕은 대단한 위인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2012년 결혼과 동시에 한국을 찾은 부탄히엔씨는 사실 한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사용하던 베트남 문자와는 확연히 다를 뿐 아니라 모음과 자음을 결합해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는 것이 너무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베트남어와 한국어는 순서부터 너무 달라서 처음 적응하는 데 힘들었어요. 특히 발음이 너무 어렵다 보니까 의기소침해져서 글자를 적는 것도 소극적으로 변하더라고요."

그러던 그가 한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만난 한국어 선생님으로부터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받으면서다. 혼자서 공부하던 한글과 달리 한국어 선생님에게 배운 한글은 알면 알수록 재밌는 '놀이'에 가까웠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역·니은·디귿. 하나씩 배우고 쓰다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배우기 쉽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듣기만 해도 바로 쓸 수 있을 정도로 한글과 가까워졌습니다."

어느덧 한국어능력시험(TOPIK)까지 공부하고 있는 그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취업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과거 간석역 근처에 있는 대학교에서 1년 정도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일을 한다는 게 참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토픽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부평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등록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항상 저를 도와주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한글날을 맞아 한글 편지를 한 통 써서 전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사진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