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이후 산업기반시설이 들어서고, 수출상품을 만들었던 현장. 인간다운 삶을 위한 노동자 투쟁. 그리고 일터에서 피어난 삶의 이야기.

급속한 산업화로 변모한 '공업도시 인천'의 주인공이었던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인천시립박물관은 8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으로 '노동자의 삶, 굴뚝에서 핀 잿빛꽃'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기획됐다.

지난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이 '인천 공단과 노동자의 생활문화'를 주제로 진행한 학술조사를 바탕으로 유물·영상 300여점이 전시된다.

광복 이후 인천과 한국 경제의 발전을 이끈 공업의 변화상과 노동자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다.

시립박물관은 "최초의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지역인 인천은 산업화 시기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땅이었고, 그 역사적 경험은 한국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우리 곁에 자리잡은 노동자의 삶이 바로 인천의 민속이고, 민속문화"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크게 2가지 분야로 나뉜다. 1부 '인천에서 만들다'에선 경인사이다부터 대우자동차까지 공장에서 만들어진 생산품들을 선보인다.

전쟁 이후 물자 부족으로 생활용품을 주로 만들었던 1960년대를 시작으로, 부평·주안에 들어선 국내 최초 국가산업단지 등을 통해 산업화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어지는 2부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삶'에선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다.

실제 노동자들이 입었던 작업복, 일기 등을 비롯해 인천 5·3민주항쟁 등 노동항쟁의 역사도 함께 보여준다.

1978년 동일방직 노동자 투쟁 사진과 정문 앞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이들의 모습으로 역사적 현장도 기억할 수 있다.

내년 2월1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 기간에는 '인천공단 노동자의 삶' 학술회의와 갤러리 토크, 노동 음악제 등의 연계 행사도 마련된다.

개막식에선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 민속문화 유산 보존에 기여한 '국립민속박물관'에 감사패를 전달한다.

특별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한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시립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