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센스있는 스타일링 레슨
▲ 정원경 지음, 비사이드, 256쪽, 1만5000원
"옷을 잘 입는데는 정답이 없다. 단, 관심과 연습,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데에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노력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패션' 그자체가 막막한 당신에게 옷은 절대 어려운게 아니라는 나의 결론을 공유하고 싶다. 우리는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센스 있는' 여자이고 싶으니까."('Prologue-마흔, 진짜 멋을 찾아야 하는 시간' 중에서 17쪽)

무엇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막막한 마흔을 위한 치장 권장 에세이. 스무 살에 하면 예쁜 행동이 있고, 서른에 갖추어야 할 인생의 목표가 있지만 마흔에 어울리는 여성의 몸가짐, 마음가짐은 전의 그것보다 훨씬 복잡 미묘하다.

결혼을 선택했든 그렇지 않았든, 일도 사랑도 해볼 만큼 해본, 누가 봐도 '어른 여자 사람'이 되면 무엇을 입어야 할지를 선택하는 문제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을 공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스타일 자신감과 자존감을 동시에 찾아준다.

패션지에나 등장할 법한 있어 보이는 복식 용어나 근사한 수식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남보다 말라서 없어 보인다거나, 한창 때보다 몸이 불어서, 일터에서 상대해야 하는 고객에게 주눅 들기 싫어서, 매일 갈아입고 나가야 하는 자리가 있지만 주머니 사정은 좋지 않은 스타일 고민을 해결할 수많은 팁과 패션 센스를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다.

소녀티도 벗기 전에 현장에 뛰어들어 몸으로 체득한 지은이의 옷 입기 철학과 인생 노하우는 왠지 모르게 주눅 들었던 마음의 주름까지 펴준다.

"마흔인데 뭐 입지?" 뭘 입어도 태가 나던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 이런 고민을 하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지은이는 "30대 중반이 지나야 비로소 진짜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며 팩트를 동반한 위로를 날린다. 유행 따라 우정 따라 이것저것 입어 보며 내 스타일을 찾아 헤매던 시기를 지나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는 원숙미를 지니는 나이라는 것. 일과 사랑, 인생의 쓴맛 단맛을 한 차례씩 거친 여성의 노련미는 그이가 걸친 옷에서 가늠할 수 있다.

'애티튜드가 옷을 입는다'는 것은 어쩌면 지금은 식상한 표현이다. 키가 작아도, 덩치가 커도, 다리가 굵어도 멋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은 개개인의 자존감에 옷을 입히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아무거나 걸쳐도 빛나는 20대,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30대를 지나 원숙미가 빛을 발하는 40대를 위한 옷 입기는 무엇일까? 뭘 입어도 태가 안 난다는 자신감 없는 푸념을 당당한 아름다움으로 변화시키는 스타일, 이 책은 지은이의 스타일링 팁과 그녀가 지금의 패션 센스를 갖기까지의 스토리를 공개한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