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9차 사건 유류품서 2개 DNA 검출
용의자 이씨 O형 … B형 정액 묻은 증거 분석 안돼

화성연쇄살인 9차 사건 유류품에서 서로 다른 2개의 유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용의자가 복수일 개연성이 높아졌다. ▶관련기사 19면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류품 감식결과 9차에서는 유력 용의자로 특정한 이모(56·O형)씨 DNA가 나왔다.

또 1991년 국과수 감식에서는 9차 사건의 다른 유류품에서 B형의 정액(정자 세포)에서 채취한 DNA가 나왔다. <인천일보 10월3일자 1면>

6일 국과수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과수는 올해 7월 10·9·7·5차 사건 피해자들의 옷가지 등 증거물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유전자 감식을 했다.

그 결과 5번째 피해자의 옷과 속옷에서 정액이 발견됐다. 또 7차와 9차 사건 피해자들의 속옷에 묻은 땀에서 '피부 표피세포'가 검출됐다.

과학기술 한계로 33년간 발견되지 않았던 'DNA 정보'가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국과수는 발견된 정액과 피부 표피세포에서 DNA를 검출해 대조한 결과 모두 이씨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9차 증거물에서 이씨 DNA만 나온 것이 아니다. 국과수는 1990년 11월15일 9차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 중 블라우스와 교복 상의 2점에 묻은 정액에서 DNA를 채취했었다.

당시 국과수는 도시락, 체모 45점, 면도칼, 속옷, 거들, 블라우스, 교복 상의 등 9차 여러 증거물 중 블라우스와 교복상의에서 정액이 각각 5㎝, 2㎝ 크기로 묻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혈액형은 B형으로 판정됐다.

국내 DNA 감식 기술이 없었던 터라 1991년 5월 이 정액의 유전자 감식을 일본 과학경찰연구소에 의뢰했다.
9차 사건과 10차 사건(1991년 4월3일)에서 검출된 정액이 동일인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본 과학경찰연구소는 한 달 후인 그해 5월23일 B형 정액의 DNA지문 등이 담긴 '감정서'를 국과수에 보내면서 9차와 10차에서 채취한 DNA가 다른 인물이라는 의견을 냈다.

현재 B형 정액의 DNA 감정서는 국과수에서 보관 중이다.

경찰은 이번 국과수에 'B형 정액'이 묻은 블라우스와 교복 상의는 분석을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블라우스와 교복에 묻은 정액의 DNA 분석을 하지 않았다"며 "9차 사건의 다른 증거물에서 새롭게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즉 9차 증거물에 이씨와 B형 정액, 즉 두 개의 DNA가 존재하면서 용의자가 복수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 사건 수사본부 관계자는 "DNA감정 결과는 수사 중인 사항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혈액형이 다른 부분은 계속 수사해 밝힐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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