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사노조 설문 90% '동감'
"심리 위축 결국 학습권 침해로
학생·학부모와 신뢰회복 시급"

교사들이 자신도 모르게 녹음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등 심리적 위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경기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교사 2035명에 물은 설문에서 89.4%가 학부모나 학생에 의해 교사의 발언이 몰래 녹음 당하고 있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에 의해 녹음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5명 중 1명 꼴인 402명(19.8%)에 달했다.

교사들은 이번 설문결과에서 나타났듯이 교사들의 심리적 위축이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교사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있는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최근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생의 몰래 녹음과 관련해 상담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교사·학부모·학생 상호 간 신뢰회복을 위해 교육 당국의 조치와 교육 주체 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일부 학부모의 일탈과 교사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학교 단위에 관련한 공문을 시행하고, 각 학교에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몰래 녹음에 대한 심각성을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교사노조와 서울교사노조는 공동으로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교사 203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