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선 공예가, 끊임없는 열정…20년째 전시관 겸 공방 운영
전공 무관 스스로 자료 수집…디자인 설계해 특허권 내기도


"더욱 아름다운 칠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죠."
윤지선(45·사진) 공예가의 손끝에선 오색 빛을 내는 칠보 회화들이 만들어진다. 깊은 색감과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전통공예인 칠보는 일곱 가지 보물과 같은 색을 낸다. 주로 금, 은, 동이 바탕 재료가 된다. 동판에 칠보 유약을 발라서 800도 가마에 구워내면 작품이 된다.

"칠보는 색깔들이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어요. 아름다운 색감은 마치 살아있는 듯 한 생동감을 주는데 그게 칠보의 매력이지 않나 싶어요. 공방 앞에 칠보 작품을 전시해 두면 지나가는 사람들 중 3분의 1은 멈춰서 감상하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윤씨는 원래부터 칠보공예를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그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올해로 20여년째다.

그는 대학에서 환경을 전공하고, 졸업 후엔 엔지니어로 6년을 활동했다. 그러다 임신을 하게 되면서 점차 본업과는 멀어지게 됐다. 어릴 적부터 손으로 만드는 것에 재능이 있었던 그는 아이를 낳고 공방을 차린다. 그가 선택한 분야는 바로 칠보공예였다.

첫 공방은 2001년 계양구에 열렸다. 처음에는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공방 운영이 잘 됐다. 하지만 경영과 거리가 멀었던 그는 한 번의 실패를 겪게 된다. 이후 2006년 다시 계양구에 공방 문을 열고 재기에 성공한다. 최근 중구 차이나타운 인근에 칠보 전시관 겸 공방을 차렸다.

"어린 나이에 공방을 운영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어요. 만들기만 했지 경영을 할 줄 몰랐던 거죠. 하지만 실패를 경험 삼아 다시 공방을 차렸고, 지금까지 잘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칠보에 대한 그의 열정은 끝이 없었다. 칠보 가마 디자인을 설계해 특허권을 내기도 한다. 기존 칠보 가마의 불편한 점을 보완한 것이다.

"혼자서 칠보공예 관련 자료를 열심히 수집하고,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연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엔지니어 시절 경험을 살려 기존 칠보 가마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설계해봤어요."

윤 씨는 지난 2017년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로부터 칠보분야 명인으로 선정됐다.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번 명인이 선정된다고 해서 평생 명인으로 있는 게 아니에요. 3년마다 재평가를 해서 검증을 거쳐요. 꾸준히 활동하면서 평생 명인으로 남고 싶어요."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