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청사 계획 확정 못한 상태서 국세청 이전 지원 요청 '핀잔'만…시교육청도 조건 이견으로 표류
인천시가 인천국세청·인천시교육청을 서구 루원시티로 등을 떠밀고 있다. 정작 시는 루원시티 이전 방침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인천시는 인천국세청의 루원시티 이전을 위해 내년 정부 예산에 55억원을 요구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인천국세청의 루원시티 독립청사 비용을 약 950억원(용지비 257억원, 건축비, 설계비 693억원)으로 자체 분석했고, 내년 국비에 설계비 30억과 토지매입비 25억원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무근 시 청사건립추진단장은 "인천국세청 청사 건립 국비요청은 루원시티 내 독립청사를 신속히 건립하기 위해서다"라며 "루원시티 내 공공복합용지 2에 이미 이전 부지까지 마련해둔 상태다"고 말했다.

인천국세청은 시의 국비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왜 우리 집 짓는데 남의 집에서 관여하냐"는 것으로 올해 루원시티 이전을 위한 국비를 신청하지도, 시와 이전을 논의하지도 않았다는 반응이다.

인천국세청 관계자는 "누가 인천국세청 신축 청사 관련 국비를 신청했는지 모르겠다"며 "인천시와 협력 관계이긴 하지만 올해 인천국세청이 개청한 만큼 당장 신축 청사 관련 행정력과 사업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교육청 루원시티 이전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시교육청은 루원시티가 아닌 서구 심곡동 인재개발원에 솔깃하는 분위기고, 여기에 주변 부지를 더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비용은 시가 줄 50억원의 20배를 초과한 1000억원으로 분석된 만큼 시와 시교육청 간 이전 협의는 장고에 빠졌다.

시의 루원시티 제2청사 계획은 기본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이지 않다.

시는 올 초 현 남동구 구월동 시청 운동장에 짓기로 한 신청사 사업을 백지화하는 대신 2024년 10월까지 루원시티에 제2청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2청사에는 시 산하기관과 사업소가 입주하지만 아직 이전 기관과 비용 등이 확정되지 못했다.
임 단장은 "루원시티 제2청사 계획이 마무리 단계인 만큼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