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농협안성교육원팀장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의 확진, 그리고 의심판정이 늘어나면서 대한민국이 초비상이다.
3일 경기 김포 통진읍 돼지농장의 의심신고도 확진으로 발표됐다. 13번째 확진 사례다. 돼지고기 도소매 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이동중지명령, 전염 우려 등으로 인해 돼지고기 공급이 줄면서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와 기관 그리고 소비자까지 모두 걱정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돈농가는 방역 및 관리 강화 등으로 어려운 처지다.

양돈 유통업계 등은 반입 돼지고기가 감소해 작업할 물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상승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존 거래처 계약을 끊을 수 없어 당장 납품 가격을 인상하지도 못해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물량 공급의 어려움도 상존하고 아울러 소비자는 가격이 올라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전반적인 돼지 관련 산업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지속될까 우려된다.

1913년 프랑스의 엔지니어 링겔만은 말의 능력을 연구하다가 두 마리 말이 끄는 힘이 한 마리 말이 끄는 힘의 두 배가 되지 못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사람을 대상으로 줄다리기 실험을 했는데 두 명이 끌 때 한 사람이 발휘하는 힘은 한 사람이 끌 때보다 93%에 불과하고 세 명은 85%, 여덟 명이 끌 때는 49%의 힘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를 주장했다.
어떤 집단에 속하는 구성원의 개인별 집단 공헌도가 집단 크기가 커질수록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무임승차나 사회적 태만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ASF는 전염이 빠르고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사람을 포함해 멧돼지과 이외의 동물은 감염되지 않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양돈산업에 매우 큰 피해를 준다. 추가 확산을 막고 상황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한 범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나 관계기관은 더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겠다.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자세가 되지 않도록 서로 격려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링겔만 효과를 협동의 순기능으로 발휘해 국가적 재난 위기를 이겨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