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갈지자식 체육행정이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여름 붉은 수돗물 사태의 여파로 체육 예산까지 쥐어짜야 할 판인데 한편으로는 인천시가 또 하나의 경기팀을 창단한다고 한다. 체육 예산 절감을 위해서는 부득이 기존 경기팀의 선수 일부를 내보내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전적으로 시민세금에 의존해야 하는 인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운동부)를 하다 더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시는 인천시체육회에 붉은 수돗물 사태 보상금 마련 등을 이유로 체육 예산을 20% 정도 줄일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체육회는 인천시청 운동부 지도자들에게 기존 팀들의 선수 일부를 정리토록 지시했다. 내년 운동부 예산이 줄어들 것을 대비해서다. 운동부마다 어느 선수를 어떻게 내보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더욱이 일부 종목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온 간판급 엘리트 선수들이 인천을 빠져나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 와중에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가 새로운 운동팀의 창단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는 내년에 인천시청 여자 양궁팀을 창단키로 하고 관련 예산까지 짜 놓았다. 내년 초 창단을 위해 내달 중에 감독을, 12월에는 선수 4명을 차례로 선발할 예정이다. 감독에게는 약 6000만원, 선수 4명에게는 약 3억5000만원의 인건비가 책정됐다. 이 예산만 4억원이 넘으며 내년부터 팀이 운영에 들어가면 소요 예산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탈감에 빠진 것은 기존 운동팀들이다. 선수들에게 줄 월급이 모자라게 됐으니 내보내라고 하면서 다시 막대한 세금을 들여 새로운 팀을 창단하느냐는 것이다. 차라리 팀들을 해체하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인천의 체육 진흥을 위해서는 운동팀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유지해 나갈 예산이 문제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운동팀을 창단하면서 기존의 선수들을 억지로 내보내고자 하는 행정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힘없는 비정규직 운동선수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율배반의 불투명 행정 바로 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