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의 형태에 따른 분류, 장형 위암과 미만형 위암의 암세포 분포 비교./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교수/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만으로도 40세 미만의 '조기 위암' 미만형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위암은 형태에 따라 장형과 미만형으로 분류된다.


 장형은 암세포가 한곳에 모여 덩어리로 자라는 형태인 반면, 미만형은 작은 암세포가 위벽을 파고들면서 넓게 퍼져 자라는 위암으로 40세 미만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김나영 교수, 백성민 전문의)은 2006∼2017년 위암으로 진단받은 1477명과 정상 대조군 1463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40세 미만이면서 혈청 내 '펩시노겐Ⅱ' 수치가 높은 경우 조기 미만형 위암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위 점막에서 분비되는 펩시노겐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위축성 위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이는데, 분비 장소에 따라 펩시노겐Ⅰ과 펩시노겐Ⅱ로 나뉜다. 혈액 내 혈청 검사로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그 결과, 한국인에게는 혈청 내 펩시노겐Ⅱ 수치가 미만형 위암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펩시노겐Ⅱ 수치가 20㎍/ℓ 이상인 경우 20㎍/ℓ 미만인 그룹에 견줘 조기 미만형 위암의 발병 위험이 3.1배 정도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은 조기 미만형 위암의 발병 위험을 더 높이는 요인이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력이 있으면서 펩시노겐Ⅱ 수치가 20㎍/ℓ 이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기 미만형 위암의 위험이 5.2배까지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40세 미만에서 조기 위암 발병 위험이 더 컸다. 성별에 따른 위험도는 40세 미만 남성이 12.8배, 40세 미만 여성이 21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염증 작용이 발암물질을 생성하고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면서 미만형 위암이 발생하고, 이런 위점막 염증으로 인해 펩시노겐Ⅱ 수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나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40세가 넘으면 국가 위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지만, 40세 미만은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라며 "이 연구 결과가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이 잦은 미만형 위암의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 온라인판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