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부지 반환 합의
설계·자료 수집 비용 32억
기재부 심사 과정서 삭감
홍영표 의원 '엄호' 준비중

'대중음악의 산실'인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 국립 한국대중음악자료원 건립을 준비하는 과정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캠프마켓 오수정화조 부지 반환 합의로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선 관련 사업비가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은 자료원 설립 근거를 담은 법 개정안을 준비하며 희망을 되살리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문화체육관광부가 편성한 한국대중음악자료원 예산이 기획재정부 심사에서 삭감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1일 밝혔다.

문체부 예산안에 담겼던 사업비는 설계, 자료 수집 등에 필요한 32억원이었다. 올해 정부 본예산에는 '한국대중음악자료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연구용역' 비용 2억원이 반영된 바 있다.

문체부는 지난 6월부터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설립 타당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용역이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라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데 부처 간 판단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중음악자료원 건립 장소로 언급되는 캠프마켓 반환이 물꼬를 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8월30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에서 캠프마켓 정화조 부지 반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화조 부지는 본 기지와 떨어져 있지만, 시기가 불분명했던 캠프마켓 반환 논의를 이끌어냈다는 의미를 지닌다.

대중음악자료원 건립은 지난 2017년 시가 문체부에 건의하면서 구체화했다. 과거 '애스컴(ASCOM)'으로 불렸던 부평미군기지 일대는 음악클럽을 중심으로 대중음악이 번성한 지역이다. 최영화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1970년대 중반까지 부평 신촌 클럽거리가 전성기를 이루며 한국 대중음악의 산실 역할을 담당했다"고 평가했다.

부평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부평을) 국회의원은 대중음악자료원 관련 법 개정을 준비하며 발을 맞추고 있다.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자료원 설립 근거 조항을 추가하려는 것이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끝나면 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