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추진 사업 호응에도 "보완" 목소리
화성시가 선보인 학생과 주민을 위한 '이음터' 사업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시설에 들어선 도서관을 학생들이 이용하는데 여러 제약이 있어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음터에는 도서관을 비롯해 체육관, 대강당, 소극장 등이 들어선 복합시설로 인구 과밀지역 상생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음터는 학생과 주민을 위한 '공유' 사례로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부지를 제공하고, 화성시가 예산을 댔다.
5층 규모의 동탄중앙초등학교 운동장 옆에 들어선 '동탄중앙이음터'를 비롯해 동탄5동 다원이음터, 세솔동 송린이음터 등 현재 화성시 내에는 3곳이 운영 중이다. 화성시는 1곳당 약 250억원의 사업비를 썼다. 3곳의 이음터 모두 학교 부지에 설치돼 있고, 구름다리 등으로 연결돼 학생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도교육청은 학교도서관을 만들지 않는 대신 이곳을 이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불편 사항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이음터는 공공도서관 성격으로 사서 교사를 둔 학교도서관과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독서교육이 체계적으로 힘들다. 책을 활용한 토론이나 작가와의 만남 등 독서수업을 전담할 사서 교사가 없다 보니 국어교사가 독서수업을 대신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 전용공간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음터도서관 공간을 사용하려면 번번이 신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A학교 교장은 "이음터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전체 시민이 대상이었기 때문에 독서교육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독서 수업을 위해서는 여러 권의 같은 책이 필요한데 이 같은 지원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교와 공공도서관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다른 점도 있다. 학교는 'DLS 프로그램' 도서관리시스템을 사용하면서 학년·반·학생별로 낸 대출통계를 활용해 독서교육을 한다. 하지만 공공도서관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KORLAS 프로그램'을 사용해 학생들 독서 통계를 낼 수 없다.
이밖에 이음터도서관이 매월 1회 정기휴무에는 도서관을 아예 이용할 수 없는 점도 불편하다.
이런 여러 불편사항이 도출되면서 A학교는 지난 3월 1층 2개 교실을 합한 크기의 학교도서관을 따로 만들었다. 또 사서교사도 채용해 여러 독서교육프로그램도 마련했다.

A교장은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이음터도서관의 취지도 좋고 방향성에도 동의한다"면서도 "학교 현장이 가지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서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이음터도서관은 공공도서관으로 학교를 위해 사서교사를 배치하거나 전용 독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규정이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일선 현장과 협의를 통해 예산이나 정책적인 제도 보완을 위한 검토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