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계비보이대회 개인전 우승자 박진형씨


세계대회 유치·2024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육성목표로 전진





"남양주시에 세계적인 비보이 대회를 유치해 예술적 성취가 뛰어난 한국의 비보이 문화를 전 세계로 전파하고 싶습니다."

비보이 박진형(33·사진)씨는 최근 열린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 개인전 부문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간 크고 작은 수많은 세계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고,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지만 이번 대회 우승의 의미는 남달랐다.

세계적 대회의 솔로 우승에 대한 갈증이 컸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해소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이던 13세 때 그는 비보이 세계에 빠져들었다. 지하철 한 쪽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춤을 추는 형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친구들과 학교 교실에 책상을 한쪽으로 치우고 비보잉 연습을 하면서 난생 처음 느껴본 희열을 맛봤다.

하지만 비보이로서 시련이 너무 일찍 찾아왔다. 한참 비보잉에 푹 빠져있던 중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가 크게 난 것이다.

사고 이후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물론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힘들어 하던 그를 구원한 것 역시 춤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비보이 친구들이 다시 춤을 추자고 저를 불렀어요. 춤을 통해 사람과 어울리고 무대에 서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존감도 키울 수 있었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비보이 팀에 합류하게 됐어요."

20년차 비보이인 그가 생각하는 비보잉의 매력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비보잉을 하면 오롯이 음악과 춤에만 빠져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해내기 힘든 동작을 몇 년씩 연습해 해낼 때 그 성취감은 말로 할 수 없다.

1년 전 남양주로 이사 오면서 그는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댄스학원을 집 근처에 차렸다.

그가 후배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 중 하나가 2024년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비보잉이 채택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국가대표급 선수로 키워 올림픽에서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남양주에 BBIC처럼 세계적인 대회를 유치하는 게 꿈이다.

"다른 문화·예술과 함께 비보이 문화도 커져 남양주시가 문화적으로 다채롭고 융성한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인 비보이 대회를 유치해 이곳을 비보이 문화의 거점 도시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은 부족하고 여전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체력이 되는 한 선수로 활약하면서 세계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더 큰 대회, 더 좋은 무대에 서고 싶은 것이 현재진행형인 그의 꿈이다.

"저는 몸치에 박치에 가까워요. 소위 천재가 아니죠. 제가 그나마 가진 게 성실과 노력이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하잖아요. 누구든 노력하면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