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많은 돼지가 살처분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9일 기준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삼겹살을 구매할 때 가격은 100g당 2745원이다. 지난달(2411원)과 비교했을 때 334원(12.1%) 오른 가격이다. 돼지고기 목살 가격도 100g당 2460원으로 지난달(2380원)과 비교하면 360원(13.1%) 올랐다.
또 축산물품질평가원이 28일 공개한 수도권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1kg당 5690원으로 지난달 4594원 대비 1096원(19.2%) 올랐다.

이는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는 많은 데 비해 비축해놓은 돼지고기 물량이 없는 탓이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기면서 정부가 전국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려 전국 주요 돼지 도매시장이 일제히 휴장한 탓도 있다.
특히 의정부, 파주 등의 경기 북부지역의 일부 정육점에서 기존 1만원 선인 삼겹살 한근 가격을 1만4000원 선까지 올려 소비자들은 큰 부담을 안겼다.

A정육점에선 비축해놓은 돼지고기 물량이 동이나 발주를 해도 들어오지 않고 있어 목살, 특수부위 등 모든 부위의 돼지고기를 600g에 2000~4000원 정도 올려 판매하고 있다.
B대형마트의 경우엔 축산의 매출이 하루 평균 500~600만원 정도였지만,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손님들이 생선이나 닭고기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매출이 70만원으로 확 줄었다.
이같은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이달에 이어 다음달에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내놓은 '2019년 10월 축산관측'을 살펴보면 10월 평균 돼지 1㎏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11원보다 소폭 오른 4000∼4200원이다.
농업관측본부는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 10월까지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한 데 이어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돼지 도축 마릿수 감소를 꼽았다.
축산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인상 초읽기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경우 공급량이 턱없이 모자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소비자는 물론 공급자 입장에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채은 기자 kc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