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천 최대 양돈농가인 강화도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자 힘썼는데 결국 뚫렸다는 사실에 참담합니다."

국내 다섯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강화군에서 25일 ASF 의심 사례가 또다시 접수된 가운데 군 관계자는 "양돈농가를 지키기 위해 이중삼중으로 방역을 했는데도 기어코 감염됐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5월 북한이 ASF 발병을 공식 발표하면서 북한과 가까운 강화도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에 방역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며 "이 같은 노력에도 ASF가 발생한 건 허탈하지만 더는 확산하는 일이 없도록 비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군은 폐사율 100%에 달하는 ASF의 인천 유입을 막고자 지난 6월부터 상황실을 꾸려 방역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강화지역 유일한 육상 진입 경로인 강화·초지대교를 중심으로 출입 차량에 방역 작업을 하는 등 인천 전체 양돈농가 43곳 중 35곳이 몰린 강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전날인 24일 송해면에 양돈농가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그간 노력이 물거품됐다. ASF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은 탓에 이곳에 있던 돼지 388두는 이날 모두 살처분됐다.

군 관계자는 "ASF 확진 하루 만에 다른 곳에 있는 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온 건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현재 방역대책운영본부와 초소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며 "이제는 인천 전역에 퍼지는 걸 막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계양구 역시 ASF가 육지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역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 구는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ASF가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지역 내 양돈농가 3곳(돼지 620여두)에 방역을 위한 초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돼지농가를 출입하는 차량을 상대로 매일 같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 문제 등 어려운 점은 있지만 불안에 떠는 주민을 위해서라도 내륙 진입은 꼭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