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눈먼자들'
국내 대표감독 작품에 입소문
다소 낯선 장르에도 관객 몰려
7명 배우들 파괴적인 상황 연출
현실 간 괴리 안무로 잘 드러내
▲ 현대무용 '눈먼자들' 공연 모습.

'나만 아니면 돼.' '나만 돋보이면 돼.'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주위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고의로 혹은 인지하지 못해서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참되고 값진 진실을 외면한 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사람들의 자화상을 무용으로 구현한 공연이 24일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 무대에서 펼쳐졌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서구문화재단은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눈먼자들'을 성황리에 마쳤다.

흔히 접할 수 없는 현대무용을 선택한 서구문화재단은 이번 공연 유료 예매관객 100여명 확보에 성공했다. 현대무용이 일반인들에게 낯선 장르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감독 김성한의 작품인 만큼 입소문을 타고 공연을 보러 서구문화회관으로 모여 들었다.

김성한 감독은 한국 최초로 프랑스 장-프랑수와 뒤루르 무용단과 아리엘 무용단, 부르노 자깡 무용단에서 활동한 남성 무용수다. 그가 창단한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는 '구토', '이방인', '아유레디?' 등 현대무용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다.

이번 '눈먼자들'에선 화려한 듯 하지만 결국 외톨이일 수밖에 없는 현실 간의 괴리를 7명의 배우들이 안무로 승화 시켰다. 부조리한 세상에 안주하려다가도 만족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파괴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결국 세상의 옳고 그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분별하지 못한 채 '눈먼자들'이 되어 의미 없는 유영을 한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은 재단 출범 이후 최초로 준비한 현대무용 공연인 만큼 본 공연에 앞서 '프레스 리허설'도 진행했다.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는 "고품격 현대무용 장르도 주민들이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