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북부지역에 이어 인천 강화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양돈농가와 인천시 방역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어제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위치한 한 농가에서 다시 ASF가 발생했고,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소재 1개 양돈농가에 대해서도 확진 판정했다.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 농가에서 국내 첫 ASF가 발생한 후 피해 농가는 다섯 곳으로 늘며 접경지역에서 점차 남하하는 추세다.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총력 대응이 급선무다. 정부는 어제 낮 12시부터 전국에 48시간 가축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리고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뿐만 아닌 인천, 강원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인천은 강화와 인접한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서 발생한 ASF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두 지역을 연결하는 노루목이라 할 수 있는 초지대교와 강화대교에 소독시설을 완비하고 방어선을 구축했으나 안심할 수 없게 됐다.

ASF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일차적인 양돈농가의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 질병 특성상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고 백신도 없어 감염 가축돼지의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등 축산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각종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을 비상시마다 작동하고 있지만 ASF에 대한 국민 경각심을 높이고 유입과 확산을 예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좀 더 제공할 필요가 있다.
ASF는 100년 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병해 저항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이다. 실온에서 18개월 이상 생존한다고 한다. 햄과 같은 식육제품에서도 6개월 이상 감염력을 유지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생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년여 전 북·중 접경지역 랴오닝성에서 발생한 ASF는 전역으로 퍼졌다. 돼지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수급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설상가상 ASF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까 걱정이다. ASF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시민 안내도 적극 제공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