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부평초교 의견 수렴해 설치 안하기로 … 내달중 착공
▲ 인천 부평초등학교에 위치한 계산동 은행나무. 수령 500년, 높이 25m에 달하는 노목이다.

500년 된 인천 계산동 은행나무 주변 울타리 설치를 두고 부평초교와 계양구가 이견을 보였다가 최근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은행나무가 학생들의 생태 학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24일 부평초교와 계양구에 등에 따르면 구는 내년 개관을 목표로 부평도호부관아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평초교 내 위치한 부평도호부관아의 관람 여건 개선을 위해 구획을 정리하고, 정문 마감 교체 및 화장실 등을 설치하는 공사다.

인천시 유형 문화재 2호로 지정된 부평도호부관아와 인근에 수령 500년, 높이 25m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초등학교 안에 있어 학교를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졌다. 인천시 기념물 제11호로도 지정됐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는 은행나무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안을 제안했고, 학교는 학습권 침해 등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학생들에게 은행나무는 생태 학습 교재이자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데 울타리가 설치되면 나무 쪽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5~6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도 나섰다. 울타리 설치 반대 의견이 무려 88.7%로 집계됐고, 이 결과는 그대로 구에 전달됐다.

결국 구는 학교 측 의견을 수렴해 은행나무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별도로 문을 설치하면 시민들은 부평도호부관아를 상시 관람할 수 있게 된다"며 "27일 인천시에서 열리는 문화재 형상 변경 심의를 거치면 내달 중 착공해 내년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