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감 관사 리모델링
청소년문화공간으로 문 활짝
만화보고 게임 즐기는 '오락실'
직업궁금증 해소 '진로 체험방'
사람을 빌려 대화하는 '휴먼북'
콘텐츠 창작설비 갖춘 '영상실'
토론장 등 주민 사랑방 공간도
▲ '다누리' 전경.
▲ 인천시교육감 관사를 리모델링해 이달 문을 연 청소년문화공간 '다누리'의 내부.

 

▲ 다누리의 가장 큰 특징인 '휴먼라이브러리' 입구. 사람이 독자와 일대일로 만나 정보를 전달해주는 도서관이다.

 

 

 

▲ 청소년들의 콘텐츠 창작 위한 영상실로 녹음·방음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인천시교육감 관사가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사를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돌려드리자"라며 관사의 시민 환원을 약속했고, 최근 '다누리'라는 이름의 청소년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이달 문을 열었다. '다 함께 누린다'는 의미의 다누리는 청소년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이면서 지역주민들에게는 커뮤니티 시설로 운영된다. 특히 과다한 학습 활동과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학교와 학원을 벗어나 편안함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다함께 누린다 '다누리'

남동구 간석동 190의 2에 위치한 다누리는 청소년들의 문화예술창작, 동아리 활동, 북카페와 주민들의 휴식 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적 학습이 가능하고, 만화와 보드게임 등 휴식과 오락 활동도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각종 진로와 진학을 위한 진로체험방도 마련돼 있어 평소 궁금했던 직업의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콘텐츠 창작을 위한 공간으로 방음, 녹음이 가능한 영상실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다누리의 가장 큰 특징은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 것처럼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인물을 빌려 그 인물로부터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 생각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책과 달리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조언과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얻을 수 있어 새로운 방식의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누리는 휴먼북을 매월 초빙해 휴먼북이 가진 전문 내용을 대중 강연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사랑방과 같은 공간으로 역할을 한다. 주민들은 독서 토론 등 공동체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서 자유롭게 다누리를 이용할 수 있다.

다누리를 이용하는 고재휘(20) 학생은 "공부를 하기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관까지 가야했는데, 가까운 곳에 다누리가 생긴 후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시설도 깨끗하고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도 좋아 앞으로 자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관사 필요성 의문 … 고민 끝 청소년 꿈 응원하는 곳으로"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다누리가 교육감 관사였다는 역사적 사실보다는 청소년의 꿈을 응원해주는 공간이면서 청소년과 지역주민, 휴먼북이 소통하고 사람 내음이 나는 따뜻한 공간으로 인천시민들에게 인식되고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달 문을 연 다누리가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도 교육감은 후보 시절 때 관사를 시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당선 후 공약 이행을 위한 노력 끝에 다누리 개관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과연 관사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라면 중앙에서 임명된 교육감이 머물러야 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라도 있었지만 지방자치, 교육자치의 시대에 인천에서 선출된 교육감에게 관사가 정말 필요한 것인가라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교육감 후보 시절부터 취임 후 시민에게 어떤 형태로 돌려드릴지 고민을 거듭했고 당연한 약속을 실천했습니다."

관사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관사 앞을 지나면서 왜 공사를 하고, 어떤 용도로 활용되는 지 문의하는 주민들이 많았고, 그 궁금증은 다누리 개관을 통해 풀렸다.

도 교육감은 다누리의 가장 큰 특징을 휴먼라이브러리로 꼽았다. 인터넷을 통한 각종 자료들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종이와 모니터를 통해 얻는 정보들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도 교육감은 강조했다.

"다누리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학생들과 심층 인터뷰를 했고, 한 남학생은 휴먼라이브러리로 군인을 대출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취업이 어렵고, 안정적인 직업으로서의 군인의 진로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반 사병을 만나 군대를 가기 위한 신체검사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군대 내 생활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하고 싶다는 겁니다. 가족이나 친척들 중 형이 있다면 금방 알 수도 있는 사항인데, 지금의 청소년들은 이런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휴먼북은 누구나 될 수 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도 교육감은 다누리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 더 많은 청소년과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개관 초기여서 그런지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이 다누리를 이용하는데 낯섦이 있는 것 같습니다. 들어오는데 주저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좀 더 많은 청소년들과 지역주민이 다누리를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문턱을 계속 낮추는 노력을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