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엠지(DMZ) 평화의 길'은 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역 10개 지자체를 경유하는 도보여행길 500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 강화부터 강원 고성까지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코스로 운영된다. 이미 강원 고성과 철원, 경기 파주 등 3개 구간을 개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과 함께 세계적 도보여행길로 만들기 위해 '디엠지 평화의 길 국민참여조사단'도 꾸렸다. 이들은 디엠지 도보여행길의 안전성·매력·특수성 등을 현장에서 점검하고, 숨겨진 역사·문화·관광자원을 발굴하며 노선 설정에도 참여한다.

본보 기자가 23일 7명의 국민참여조사단과 함께 강화군 내 '디엠지 평화의 길'을 다녀왔다. 양사면 평화전망대와 교동대교 등 접경지역 길을 걸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북녘 땅에 우리는 언제쯤 갈 수 있을까"를 기사는 화두로 전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철책 너머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보였다. 바위가 많은 송악산이 모습을 드러냈고, 연백평야와 예성강도 눈앞에 펼쳐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 특색을 최대한 살리는 평화의 길을 조성하려면 국방부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군(郡) 관계자 말처럼 풀어야 할 과제도 많았다.

'디엠지 평화의 길'은 분단의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목적의식으로 추진한다.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정부가 지자체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해당 구간을 평화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길은 강화에서 시작해 경기 김포·고양·파주·연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를 거쳐 고성까지 이어진다. 이 길을 통해 분단의 현장을 체험하고 지역의 대표 생태·문화·역사 관광지 등도 두루 경험할 수 있다.

비무장지대는 '평화와 생태의 보고'로 주목을 받는다. 아울러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멀지만 꼭 가야 할 길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남북 평화통일은 반드시 이룩해야 할 과업이기도 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까지는 못 이루더라도 남북이 정말 평화롭게 지내길 바란다. 그렇게 해서 고향을 북에 두고 온 실향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길 고대한다.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분단의 상징 DMZ를 지나, '평화의 길'을 넘어 우리 앞에 '꽃길'이 펼쳐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