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통진읍의 한 양돈농장에서도 2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서 경기북부 확산 저지선이 뚫렸다. 지난 17일 파주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후 18일 연천군에서 추가 발병한데 이어 일주일 사이 세 번째 발생이다.

게다가 한강 이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첫 사례여서 도 북부에서 남부 방향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김포의 한 양돈농장에서 모돈(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여서 정밀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양돈농장의 다른 방에서는 모돈 한 마리가 임신해 배가 부른 상태에서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 농장은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파주 농장으로부터 약 13.7㎞, 연천 농장으로부터 45.8㎞ 각각 떨어져 있다.

김포 농장은 모돈 180마리를 포함해 돼지 1800마리를 기른다. 반경 500ｍ 내에는 이 농장을 포함해 3곳에서 돼지 2700마리를, 범위를 3㎞로 넓히면 총 8개 농장에서 약 3275마리를 사육 중이다.

농식품부는 발생농장으로부터 500ｍ 이내 농장에서 사육된 돼지를 살처분하도록 규정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보다 살처분 범위를 확대해 3km 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기존 관례대로 살처분하면 이번 김포 농장까지 포함할 때,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총 2만마리 가량을 살처분하게 된다.

방역 당국은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가축·차량 등을 이동 통제하고, 소독 등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김포시는 이번 확진 판정에 크게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시내 농장이 확진받은 파주 농장에서 10∼2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지난 9일 해당 파주 농장에서 사육된 돼지 62마리가 시내 도축장에 들어온 사례가 있어 방역 차량을 동원해 수시로 농장과 주변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공들였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도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쓰고 있지만, 연이어 의심 신고가 나오면서 철저한 원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김포 농장은 돼지를 파는 농장이 아니라 길러서 도축장으로 출하하는 농장이기 때문에 다른 농장으로 퍼질 위험은 없다"면서도 "김포 농장에 대한 철저한 차단 방역과 감염경로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지역인 파주지역 한 농가에서 또다시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권용국·김채은 기자 kc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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