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방동 살인사건 유력용의자 특정
사건이후 아파트내 CCTV ↑
"자수하고 용서 빌어야" 요구
"초기 수사방향 잘못 잡아" 지적도
▲ 경찰이 11년 전 인천 계양구 병방동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DNA(유전자) 분석 기법으로 특정, 행방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인천 계양구 병방동 사건 발생 장소.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1년 전 동네를 발칵 뒤집은 살인 사건을 어떻게 잊겠어요. 아직도 주민들은 그 사건을 떠올리며 범인이 하루빨리 잡히기만 기도하고 있어요."

23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 한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이모(67)씨는 2008년 8월18일 새벽 발생한 뒤 미제로 남은 '병방동 6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에 거듭 사실인지 되물었다.

당시 피해 여성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다던 그는 "워낙 끔찍했던 일이어서 사건 이후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가 대거 설치됐다"며 "주민들 사이에 범인이 중국인이란 소문이 도는 등 한동안 아파트 분위기가 흉흉했는데 이제라도 범인이 확인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찾은 이 아파트는 입구부터 시작해 단지 곳곳에 방범용 CCTV가 가득했다. 과거 피해자 시신이 발견된 곳 역시 커다란 대추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CCTV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파트 내 세탁소를 운영하는 A(61·여)씨는 "단지 내 CCTV만 8개가량 운영되는 등 사건 이후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피해자를 개인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사실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며 손뼉을 쳤다.

대다수 주민들은 DNA(유전자) 분석 기법으로 10년 넘게 풀리지 않던 살인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국에 있는 용의자의 자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아파트 경로당에서 만난 B(79·여)씨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이처럼 흉악한 범행을 저지른 자는 용서가 안 된다"며 "용의자가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자수를 한 뒤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사건 초기 수사 방향을 잘못 잡아 사건이 장기간 풀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병방시장에서 30년 넘게 상점을 운영하는 C씨는 "피해자인 할머니가 옷을 화려하게 입고 춤을 자주 추러 가는 탓에 당시 치정 문제라는 의혹이 생겼고 결국 할머니의 가족들이 유력 용의자로 올랐었다"며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방향을 조금 잘못 잡아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아쉽다"고 꼬집었다.

다른 상인 역시 "이 일로 아파트 경비원이 죄책감에 일을 그만두는 등 여러 주민이 피해를 봤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경찰이 진범을 꼭 잡아 피해자의 원한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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