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부평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태동지다. 과거 신진자동차, 새한자동차, 대우자동차를 생산했던 한국의 자동차 역사가 그대로 숨 쉬고 있는 지역이다
이런 부평공장이 시끄럽다. 지난 7월부터 사측과 '2019년 임금·단체협상' 체결을 두고 8차례 교섭을 진행하면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인상과 생산물량 배정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기본급 인상안에 대해 절충안을 내놓지 않고 부평 2공장 등 국내 생산시설에 대해 가동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한국GM측은 강경한 입장이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순손실 기준)가 4조4518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았으므로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에서 기본적인 것도 제시하지 않고 향후 생존권을 담보할 미래발전도 없어, 파업을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측에게 시간을 주었지만 돌아온 건 교섭거부라고 불만이다.

지난해 5월 우리정부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GM 본사와 7조7000억원을 투자해 한국GM을 살리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합의한지 아직 1년 반도 지나지 않았다. 합의당시 GM은 설비 투자와 R&D·디자인센터 역량 강화, 금형 등 부품 설계를 위한 국내 부품 협력사 지원과 한국에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설치해 한국GM의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부평공장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창원공장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각각 배정되었다. 그러나 '14년부터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정상화를 누가 대신 해 주는 것 인가? 모두가 노사의 책임이다. 노조는 부평 2공장 신차투입 계획 요구 등 중장기 생산계획을 밝히라고 하고 있다. 사측은 부평 2공장과 부평 1공장, 창원공장 등의 중장기 생산물량 확보분이 없다고 한다. GM은 '17년 말부터 사업 철수 선언과 이에 맞선 노조의 강경 대처를 계속해 왔다. 노사 스스로 소비자들을 떠나게 한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한국GM을 소비자들이 계속 외면하면 이는 또 한번의 실패를 가져 올 뿐이다. 한국GM 노사는 이 엄중한 과제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노사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현대 차동차 노사도 8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단체 협상에서 무분규 타결했다. 그만큼 자동차 시장이 어렵다는 얘기다

장기적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몇가지 신차배정을 통한 사후 약방문 보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경쟁력 있는 새로운 미래차를 생산하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부평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모태이고 한국은 수소차·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제2의 발전기를 쓰면 된다. 이런 좋은 환경을 바탕으로 부평을 미래차 개발 및 생산 거점화 하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수소 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18년 2000대에서'40년 620만대로 확대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 경제의 핵심이 '수소차'란 점을 엿볼 수 있다. 국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은 전기차를 앞세운 자율주행이 모토인 미래차에 대한 새로운 경쟁시대를 맞이했다. 한국은 태양광과 전기차용 배터리(2차전지), 수소차를 포함한 수소에너지는 물론 차세대 석유화학 기술의 각축장이 되고있다. 차세대 첨단산업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글로벌 인력쟁탈전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 기술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이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자동차는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전문인력과 기술력도 튼튼하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자동차를 부평에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미래차기지로 부평이 발돋움 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자동차를 고집하고, 변화와 혁신이 없는 회사경영과 회사의 아픔을 생각하지 않는 노조는 모두를 힘들게 한다. 노사는 한 몸이다. 한곳이 아프면 병들어 눕게 된다. 작금의 부평GM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몸을 건강하게 해야 할 때 가 아닌가? 이참에 부평GM을 미래차로 링거하여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고 부평2공장 발전과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제시로 노조신뢰도 회복하고 미래차 생산거점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되도록 GM수뇌부의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