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학교 12.7%인 65개교 위배
대부분 오랜 전통을 지닌 학교로
동문 반발 고려 자발적 참여 유도
양성평등 문화가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성차별적 표현이 포함된 인천지역 일부 학교 교훈·교가들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훈·교가가 시대상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반영하는 만큼 교육 구성원들이 성 평등한 학교 문화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성차별 요소가 담긴 교훈·교가를 사용해온 인천지역 학교들은 '양성평등한 교훈·교가 새로 쓰기 사업'과 관련해 교사와 재학생, 동문,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들 학교는 구성원의 의견과 학교별 특수성을 고려해 교훈·교가의 성차별이 담긴 구절이나 표현에 대한 개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교육청은 인천 내 510개교 중 12.7%인 65개 학교의 교훈·교가가 성 평등에 위배돼 해당 학교에 안내한 상태다.
전수조사 결과, 한 여자중학교는 교가에 '장미의 꽃 마음', 또 다른 남자고등학교는 '늠름하게' 등 특정 성 역할을 반영하면서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성차별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교훈이나 교가를 사용한 학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2000년대 이전에 설립돼 오랜 전통이 있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3면
이에 일부 학교들 사이에선 교훈·교가를 바꾸는 과정에서 동문 등으로부터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도 이런 점을 고려해 이들 학교들이 교훈·교가 새로 쓰기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성차별적 요소가 담긴 교훈·교가는 온전한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 학생들에게 성별 고정관념을 심어줄 위험성이 있어 전문가들은 각 학교가 교훈·교가 개선을 적극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성차별적 요소가 담긴 교훈·교가에 노출되면 성 인지 감수성 결여로 이어지고, 자칫 타인에 대한 존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컨설팅에 참여한 한경헌 인하대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강사는 "양성평등과 성 인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게 될 때 스쿨미투 사건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시교육청과 학교, 졸업생 등 각 주체들의 협력을 전제로 교훈·교가의 성차별적 요소가 개선될 때 성 평등한 학교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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