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수사관 19명과 토론 … "말하기보단 현장목소리 들어"
"내가 말하기보다 듣는 시간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뒤 처음으로 일선 검사들과 만나 검찰 제도 개혁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첫 방문지로 의정부지검을 택했다.

의정부지검은 조 장관이 축소를 검토 중인 특수부가 없다. 또 지난해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근무하는 곳이다.
공교롭게도 조국 장관을 상대로 여러 의혹을 제기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도 일하고 있다.

그는 20일 오전 10시50분쯤 의정부지검에 도착해 "검찰을 개혁하려면 일선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검사와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늘은 제가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듣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솔한 대화를 강조한 것과는 달리 일선 검사·직원과의 만남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검사장 등 간부급을 제외한 직원 19명과 50분가량 검찰 제도, 조직 문화를 두고 자유 토론 방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검사들은 검찰 개혁의 문제점 등을 언급했고, 수사관들은 일반직의 인사·복지 문제 개선을 건의했다. 일부 검사는 조국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해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장관은 안미현 검사 등과도 점심을 함께 먹고 대화를 나눴다.

이후 오후 2시15분쯤 지검을 나서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주로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간략하게 말했다"면서 "활발하게 대화를 해 줘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이후 조 장관은 인근 의정부교도소를 방문해 과밀수용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을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리며 조 장관의 행보를 비판했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