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울림 마애종' 제작 포부
"고려 역사 재밌고 아릅답게 재현"
▲ 박영린 예술감독. /인천일보 DB

"국내 현존하는 유일한 '마애종'을 소재로 'K-OPERA' 작품을 만들어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안양권 최초의 민간교향악단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를 창단해 25년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영린 예술감독이 오페라 '천년의 울림 마애종' 작품 제작을 추진하며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했다. 그는 오페라 '천년의 울림 마애종'이 새로운 한류 브랜드를 이끌 'K-OPERA'의 대표 작품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공연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박 감독은 일찍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작품화하는 일에 가치를 두고, 공연을 통해 지역 문화와 역사 알리기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그는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 창단 직후, 1996년 제작한 광복 50주년 기념 오페라 '안중근'을 제작해 서울 등 전국 11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치며 국내 언론과 음악계의 찬사를 받았다. 이후 2010년 9월 민간교향악단 최초로 창작오페라 '세인트 최경환'을 무대에 올려, 천주교 박해시절 안양지역에서 순교한 인물인 '최경환'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가 국내 유일의 마애종을 소재로 작품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국내외 공연계와 음악계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이번 제작 작품의 소재인 '안양석수동마애종(安養石水洞磨崖鐘)'은 스님이 달아놓은 종을 치고 있는 장면을 거대한 바위에 새긴 것이다. 마애종의 제작 시기는 고려 초기로 추정된다. 현재 안양예술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는 마애종은 1980년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박 감독은 "마애종을 단순히 안양지역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를 넘어 세계화하기 위해 직접 기획, 제작에 뛰어들게 됐다"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스토리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완성된 '천년의 울림 마애종' 시놉시스(synopsis)에는 작품 주요 배경으로 고려시대 '팔관회(八關會)'가 등장한다. 삼국시대에 시작돼 고려시대 국가행사로 치러진 종교행사인 팔관회는 고려 문화예술의 중심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팔관회와 벽란도(황해도 예성강 하류에 위치한 고려시대 국제 무역항) 등 고려시대의 역사를 재밌는 스토리로 풀어낼 것"이라며 "찬란했던 우리 문화를 화려한 무대, 아름다운 전통의상과 함께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동양적이고 이색적인 문화 배경을 스토리에 녹이면 관객들은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게 되고, 작품의 해외 진출에도 무리가 없다"면서 "시공과 신분을 초월하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고려문화와 함께 아름답게 재현한 작품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