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민원 해결사 … "집수리 도와드려요"

 


2012년 '생활 민원팀' 신설 … 안승복 팀장-변도성·김덕진 주무관 근무
복지상담 병행 … 집 고쳐주기 봉사도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싱크대 수도에서 물이 새고 있어요. 도와 줄 수 있을까요."

급한 생활 구조의 목소리에 발빠르게 반응하는 오산시 맥가이버 1472 살펴드림팀이 취약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오산시가 2012년 조직개편과 함께 신설한 1472 살펴 드림팀은 한부모 가정, 독거노인, 저소득 장애인, 기초수급자들에겐 맥가이버 능력을 갖춘 친구이자 자식 같은 존재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생활 민원팀이다.

현재 1472 살펴 드림팀에는 안승복(51) 팀장, 변도성(45) 주무관, 김덕진(43) 주무관 등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저마다 주특기로 안 팀장은 방송 통신, 변 주무관은 기계 ·전기설비, 김 주무관은 복지 상담과 행정처리 등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8월까지 구도심 신장동과 남촌동 등 취약계층 700 가정을 방문해 1200건의 맞춤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하루 평균 4~6건의 민원을 처리한 셈이다. 이들은 출동하기 전 간염 등 각종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받고 출동한다. 그 만큼 방문하는 곳의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노후화된 형광등 교체를 비롯해 싱크대 배수관, 보일러, 수도관, 방충망 수리 등 이들의 손길이 닿으면 '러브 하우스'로 변신한다. 이들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수리하지는 못한다. 그럴 때면 유튜브와 인터넷 검색, 서적을 찾아 기술을 익히는 주경야독으로 집수리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집수리 뿐 아니라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 가구를 방문하면 복지관과 주민센터와 연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복지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안 팀장은 "솔직히 처음에는 격무부서로 발령 받았다는 생각에 맘은 편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일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주무관도 "집수리를 마치고 나서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행복해진다"며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1472 살펴 드림팀은 매년 5월 민간기업, 사회단체와 협력해 대대적인 '사랑의 집 고쳐주기' 봉사도 해오고 있다. 올해에도 모자가정 신모씨의 집을 방문해 주방, 난방, 수도, 장판, 전기 등 전반적인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안 팀장은 "30도가 넘는 폭염에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정을 방문할 때 힘들다"며 "그런 곳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보면 부모를 섬긴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집수리 봉사를 받은 김모씨는 "그 누구도 돌보지 않는 나같은 사람을 찾아와 불편을 덜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이런 고마운 이들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했다.

/오산=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