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경제전쟁을 계기로 일제 잔재 청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과천초등학교가 개교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제시대인 1912년으로 되어 있는 과천초 개교연도를 대한제국 시대인 1900년으로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과천초 총동창회와 과천향토사연구회는 과천초의 전신인 과천군공립소학교가 고종황제 시절인 광무 4년에 설립된 사실을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구한국 관보'와 과천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우산만고(愚山晩稿)' 등에서 밝혀냈다.

그동안 과천초는 일본인 이와키리 교장이 부임한 1912년 4월1일을 개교일로 알고 각종 기념행사를 치러왔고, 2012년엔 교정에 개교 100주년 기념탑까지 세웠다고 한다. 올해로 3·1독립만세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아직도 초등학교 역사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점은 부끄럽기 그지없다.
초등학교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가인 리진호 지적박물관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100개가 넘는 초등학교의 개교연도가 잘못돼 있다. 경기도만 해도 13개 학교나 된다. 1897년 설립된 김포초는 1907년으로, 1899년인 월곶초는 1910년으로, 1896년인 파주초는 1906년으로 일제에 의해 둔갑됐다.
공립소학교는 교육을 중흥시키겠다는 고종의 뜻에 따라 1896년부터 전국 곳곳에 설립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제 통감부가 1906년 8월 보통학교령을 공포, 소학교를 보통학교로 바꾸면서 학교 역사를 왜곡하기 시작했다.

일제가 한국민을 위해 학교를 세운 것처럼 꾸미기 위해 통감부 이전 소학교 역사를 10년 이상 지워버린 것이다. 경기도는 최근 사회 곳곳에 만연된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다고 한다. 용역 결과가 나오는대로 바로 청산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초등학교 역사 바로세우기 사업이 포함돼 잘못된 개교일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교육의 시발점인 초등학교의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민족정기를 고취시키는 일임은 물론 잃어버린 교권을 되찾는 일이니만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