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늦어도올해 6월까지는 다시 열릴 것이라던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가 무산될 조짐이라고 한다. 인천항에 접안시설을 구하지 못해서다.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넘게 끊겨 있다. 한 두해 전부터 항로 재개가 추진되면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재취항을 1년 더 연기하고서도 기약도 없이 다시 없던 일이 된다고 한다. 시민을 위해 복무하는 행정이 무슨 일을 이렇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해 4월 제주∼인천 항로 여객운송사업 공모를 통해 신규 사업자로 대저건설을 선정했다. 이 선사는 지난 6월까지 운영계획 제출 등 준비를 마무리하고 올해 안으로 운항할 예정이었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한·중 카페리 여객선이 올해 6월 완공되는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하면 제1국제여객부두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 항로에 투입될 오리엔탈펄8호는 최대 1500명의 승객과 차량, 컨테이너 등의 화물을 싣고 22.3노트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선사는 최근 이 항로 운항 사업의 포기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인천항에 접안시설 확보가 늦어지면서 추가 비용이 과다하게 많이 들어가서라고 한다. 대저건설은 올해 6월까지 취항하기로 하고 조건부 면허를 받았지만 인천항에 접안시설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취항시한을 내년 6월말까지로 연기했다. 그러나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이 늦어지면서 제1국제터미널 부두가 비지 않게 되자 접안시설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저건설은 운항도 못한 채 계속 부담해야 하는 선박 용선료 등 재정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간 운항 준비를 위해 이미 200억원 가량이 투입됐는데 접안시설 확보가 내년 6월로 미뤄질 경우 추가로 1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항로 확장은 인천항의 외연을 키울뿐만 아니라 인천의 지속적인 성장과도 연계돼 있다. 국내 2위 규모의 인천항에서 연안을 운항하는 카페리선 선석 하나 구하지 못한다는 데 대해 시민들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와 관련, 관계 당국의 태도가 너무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