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제사건 도시 오명 벗는 계기"…안도감도 드러내
5차 사건 발생지인 화성시 진안동 한 고가도로/연합뉴스
2차 사건 발생지인 화성시 진안동 논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꼽히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 화성시민들은 19일 불편한 기색과 함께 안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화성 신도시에 터잡고 살고 있는 주민들은 무려 30여전 일이어서 유력 용의자 확인소식에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참동안 잊고 지냈던 '살인의 추억'이 재소환돼 화성시가 언론에 부정적으로 투영되는 게 반갑지 않은 눈치다.

동탄신도시에 사는 주민 B씨는 "어젯밤부터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화성 연쇄살인'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1위로 올라 있어 무슨 일인가 찾아봤다"며 "사실 신도시 주민들은 그런 사건이 있었던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화성이 또 거론되니 불편하다"고 불쾌한 속내를 전했다.

또 다른 동탄2신도시 주민 C씨는 "화성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개벽이라 할 정도로 많은 게 바뀌었는데, 여전히 이곳은 미제 살인사건 발생지로 거론된다"며 "이번이 마지막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화성시 한 공무원은 "사건 이후 화성은 많은 게 달라졌지만, 여전히 '미제 연쇄살인 사건 발생지'라는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범인이 지목된 만큼 미제사건 지역이라는 오명은 벗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쇄살인 사건 이후 곳곳에 방범용 CCTV가 설치되고, 신도시가 들어서는 등 화성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앞으로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0년대 화성군 동탄면에 살던 주민 A씨는 "스물 한살 때 의경 휴가 나와서 형, 동생과 함께 삼 형제가 저녁에 당구장에 다녀오다가 형사들 승합차에 납치되듯 잡혀갔던 일이 기억난다"며 "차 안에서 '우범지역에 왜 남자들끼리 돌아다니느냐'는 핀잔을 들었는데 경기도경찰국에서 의경 근무 중 휴가 나왔다고 하자 풀려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땐 해만 지면 동네에 주민보다 경찰관들이 더 많을 정도여서 동네 자체가 무서웠다"며 "이번에 범인이 드러났다고 하니 불안감은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