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파주에 이어 하루만에 연천으로까지 번졌다는 소식이다. 우려했던대로 확산 속도가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어수선한 시국에 치명적인 가축 전염병 파동까지 덮쳤다. 돼지에게만 감염되지만 폐사율 100%라고 하니 축산농가들에 큰 시련이 닥쳤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서 발생했다. 올해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으로까지 확산됐다. 이제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에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우리도 그동안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ASF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아내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연천군의 ASF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파주에서 고열 증상을 보이다가 폐사한 돼지 5마리 모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게 하루 전이다. 벌써 두 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이다. 연천에서는 100농가(17만7159마리), 파주에서는 91농가(10만마리), 포천에서는 159농가(27만8628마리) 등 이들 3개 시·군에서만 350농가에서 55만5787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경기북부의 ASF 연쇄 확산이 걱정이다. 경기 북부지역과 연접한 강화군(35농가)을 비롯, 인천 돼지축산농가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총체적인 차단 방역에 들어가 있다. 경기도는 이들 지역 통제초소 5곳과 거점소독시설 3곳의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DMZ 지역에서 예정됐던 다중 운집 행사들도 취소됐다고 한다. 인천시도 양돈 농가를 방문해 혈청 검사를 강화하고 강화·초지대교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다.
철저한 초동 대처가 핵심이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초기 발견과 신고가 늦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된 전례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이미 출하된 감염 의심 돼지고기에 대한 추적·관리에도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을 잘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관계당국과 농가는 물론, 국민들도 철통 방역에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