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주와 연천에서 발생해 방역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관련기사 3·18·19면
발생농가가 이미 돼지를 출하한 탓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도 커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인데다 또다른 의심 사례가 접수되면서 돼지열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파주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가로 확진 판정했다. 파주 돼지농가는 전날 저녁 6시경 2~3일 전부터 사료섭취 저하 및 고열을 보인 모돈 5마리가 폐사 됐다는 의심신고를 접수했다.
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450마리와 이 농장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파평면 소재 농장 돼지 1400마리, 아내가 키우는 법원읍 농장 돼지 850마리 등 모두 47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두 농장이 있는 파평면과 법원읍은 파주에서 가장 많은 돼지가 사육되는 곳이어서 추가 발병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날 연천군의 한 돼지 사육 농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전국 확산 공포가 퍼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진 판정 14일 이내에 해당 농장을 방문한 분변·사료·가축 운반 차량이 다녀가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은 모두 123곳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도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에 대해서는 임상 예찰과 전화 예찰을 병행하고, 앞으로 21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하지만 이 농장에서 추석 전에 돼지를 출하했다는 점이다.
도는 발생농가에서 김포와 인천으로 돼지를 출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포지역 도축장은 지난 9일 돼지 62마리, 인천지역 도축장은 15~6일 양일간 136마리를 사들였다.
도와 인천은 전량 폐기 처분을 지시했지만 아직도 출하된 돼지의 정확한 수량과 유통경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돼지열병의 잠복기간이 3일에서 최장 21일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도축된 돼지들에도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도축과정에서 도축도구를 통해 다른 돼지고기로 바이러스가 옮겨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냉장육 및 냉동육에서 수개월~수년간, 가염건조된 식품에서 수주일~수개월, 훈제 공기건조된 식품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는 등 생존력이 매우 높다.
도 관계자는 "현재는 확산을 막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발생농가에서 출하된 돼지를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은섭·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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