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 놓인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군사분계선이 가로 막고 바다가 접근을 용납하지 않지만 인천역을 출발해 세계 곳곳으로 나아갈 인천 철도의 꿈은 결코 허황되지 않다.
바로 한반도 신경제구상으로 인천-서울에 국한됐던 철길이 한반도 곳곳을 향하게 됐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은 유라시아 대륙을 한반도의 앞마당으로 탈바꿈 시켰다.
17일 통일부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인천을 서해벨트의 중심으로 삼았다. 또 접경지대를 가로지르는 시점이자 종점 역할을 인천에 부여했고, 이를 통해 동해축과 이어져 서해와 동해를 아우르는 도시로 인천 위상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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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H'형 경제협력 벨트로 엮은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남북 관계에 순풍이 불고 북미간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일이라도 추진될 수 있다. 특히 '교통·평화의 시대'를 준비 중인 인천으로서는 여객·물류를 활성화해 통일·북방교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인천역을 출발해 북으로는 신의주로, 남으로는 목포를 간다는 것은 상상이 아닌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인천역에서 강원도 동해시를 오가는 KTX 가능성은 열려 있고, 이를 통해 동해축의 남북 끝단인 부산과 나진·선봉이 인천과 맞닿게 된다.
'동북아 1일 생활권'을 위한 인천의 역할은 지대하다.
문재인 정부의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EARC)' 계획의 밑그림을 그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EARC 수립과 추진 상황'에 따르면 인천은 동아시아 고속철도 편도 5시간 생활권의 중심에 있다.
북한의 평양·신의주·나진~중국의 하얼빈·톈진·칭다오~일본의 후쿠오카·고베·도쿄~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등이 가운데에 놓인 인천을 둘러싼 모습이다.
여기에 동아시아고속철도망을 이용한 시속 100㎞ 이상의 '동아시아 물류철도망'을 비롯해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통한 인천-부산-목포가 이어진다면 시속 200㎞로 중국 상하이와 홍콩까지 갈수 있다.
하지만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인천의 낮은 철도연장 등 철도 인프라 개선 지적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신경제구상에서 인천이 가장 중요한 서해안축을 맡고 있는 만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인천연구원은 "한반도는 물론 대륙(중국과 러시아)과 해양을 통한 경제지도 확장이 쉬운 인천이 국가 전략상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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