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창업 보다 취업" 다각적인 일자리 창출 시급
중장년층 "창업 보다 취업" 다각적인 일자리 창출 시급
  • 김원진
  • 승인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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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교육'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인천일보 DB

 

 

미화·경비너머 서비스업 중심 취업 증가 … 다변화

호텔 룸메이트 꼼꼼 정평 패스트푸드 크루도 눈길


어린 관리자와 근무 다수직장내 질서 존중 당부도


퇴직금 쏟아부어 치킨집 차리는 식의 생계형 창업은 이미 흘러간 얘기가 됐다. 퇴직금과 노후 자금을 투자해 유행 타는 외식업에 뛰어들었다가 경제적으로 몰락하는 '중장년층 자영업 리스크'는 창업 생태계 경계 대상 1호로 자리 잡았다. 20~30대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겠지만 50대 이상 인구들에게 빚은 치명적이다.

소득이 필요한 중장년층은 이제 사업 대신 취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비와 미화로 대변되던 시니어 일자리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해당 세대 일자리 공급 구조를 다변화시켰다. 시니어 노동자, 이제 그들은 시장 트렌드를 이끌며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매김 중인 90년대생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 '꼰대'는 옛말. 연륜과 노련함 중무장

"쓰레기통 갈고, 수건 채우고, 침대 메트리스 덮개 바꾸고 하다 보면 여기서 묵었던 손님들 성향이 대충 파악된다. 요새 우리 호텔이 연인들에게 인기라 20대 친구들도 많이 찾는다. 방 깨끗하게 사용하고 가면 정말 고맙고 기분이 좋다."

지난해부터 인천 남동구 한 호텔에서 룸메이드로 일하는 김성희(60·가명)씨의 말이다. 객실 청소와 침구류 정리 등이 성희씨 업무다.

"50대 초반까지 제조업체에서 생산직으로 있다가 손자 육아를 위해 5년 전 퇴직했다. 60세 가까워 다시 재취업하려고 직업 교육 기관을 찾으니 요즘 인천에 호텔이 많아져 룸메이트 구인이 많다고 하더라. 일정 교육을 받은 뒤 취업해 일하고 있다"며 "낮 시간대엔 객실 치울 시간도 촉박하고 힘쓸 일도 많아 업무 강도는 만만치 않다. 그래도 가정주부 경력을 내세워 '내 가족이 사는 집이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에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호캉스(호텔+바캉스)' 인기를 타고 인천에 늘고 있는 호텔들은 중년 일자리 확대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 수요가 높은 호텔 청소 업무에 더해 중장년 남성 구직자 경우 호텔 차량 관리 직원으로 채용되는 일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보면 2008년 35곳에 그치던 인천지역 호텔 수는 2018년 145곳으로 뛰었다. 이런 성장세라면 광역시 중 호텔 숫자가 가장 많은 부산(154곳)도 곧 따라잡을 기세다. 이 기간 인천 호텔 객실 수는 2724개에서 1만376개로 10년 새 4배 가까이 늘어났다. 관련 신규 일자리도 함께 생성된 셈이다.

인천 중구 한 호텔 관계자는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룸메이트 1인당 10~15개 객실을 담당하는 게 보통이다. 만약 객실이 100개라면 청소·정리 인력이 10명 이상은 돼야 원활하게 돌아간다"며 "중장년 여성들은 꼼꼼하고 업무 능력도 신속하다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학생 알바'로 여겨지던 패스트푸드점 직원들이 40대부터 많게는 60~70대로 채워지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한국 맥도날드가 시니어 크루를 채용해 눈길을 끌더니 최근에는 업계 매장 인력 연령이 40대 중년까지 낮아지는 분위기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인천에서 한 해 동안에만 패스트푸드점 신규 사업자로 429명이 진입했다. 단순 계산으로 이 사업자 1명당 중장년 인력을 1~2명만 채용하면 지역 내 패스트푸드 시니어 일자리가 매년 1000개 가까이 창출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젊은 소비자·관리자와 충돌. 아직 충분하지 않은 일자리

인천지역 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이민지(30·가명)씨는 가장 대하기 어려운 존재로 조리원들을 꼽는다.

민지씨는 "업무 특성상 위계가 심한 조직은 아니어도 때때로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 대부분 나와 나이 차이가 있는 이모뻘이라 그러신지 가끔 내 말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고 털어놨다.

지역 취업 기관 관계자는 "중장년 취업 준비를 도우면서 가장 먼저 '직장 내 질서를 존중하라'고 당부한다. 관리자 직급으로 재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어린 담당자를 선임자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관리자 역시 신입 직원에게 존중과 배려를 나타내야 건강한 일자리 환경을 확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년 일자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절대적인 양 자체도 문제지만 직종 자체가 서비스직 등으로 한정적이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포털 '워크넷'이나 민간 일자리 포털에서 연령을 중장년층으로 설정하고 지역 일자리를 검색하면 '경비원', '택배원', '간병인', '주차관리원', '환경미화원', '가사도우미', '주차운전원', '매표원', '사회복지보조원', '이삿짐 운반원' 정도로 직종이 축소된다.


▲ 50대 이상 노동자 60만명 육박. 일자리 확대에 더해 사회적 대접 고민해야

인천에서 50대 이상 취업자는 올해 처음으로 6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 50대 이상 취업자는 2016년 54만명에서 2017년 56만4000명, 지난해 59만7000명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는 20~39세 노동자 숫자를 추월했다. 연령별로 따졌을 때, 몸집이 가장 큰 40대가 추후 중장년 일자리로 유입을 앞두고 있어 다각적인 시니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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