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선 '신뢰' 강조
▲ 지난 11일 쉐라톤그랜드인천 호텔에서 새얼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제400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홍콩 시위, 한일 갈등, 한중 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새얼문화재단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홍콩에서 이어지고 잇는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으며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사는 11일 오전 쉐라톤그랜드인천 호텔에서 새얼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제400회 새얼아침대화' 연사로 나와 "홍콩은 중국 주권에 들어가는 우리 영토"라고 전제한 뒤 "중국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일국양제가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것이며 고도의 자치가 보장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국가는 없다. 미국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홍콩의 평화 시위를 계속 보장해 왔고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의 언론들이 중국을 흔들기 위해 편향적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5대 교역상대국인 홍콩에 대해 한국인들이 정확히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해 추 대사는 "역사문제를 경제로 풀 수는 없다"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나 피해자(한국)가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한다하더라도 가해자(일본)는 겸허하게 대해야 한다. 최근 급격히 우경화하고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주변국들에게 큰 우려를 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강등이 불거진 이후 중국 고위층 인사가 한국내 대중적인 장소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추 대사가 처음이다.

추 대사는 400회 특집 주제강연에서 사드배치 이후 한중관계, 미중 무역마찰 문제, 남북관계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신뢰를 강조하며 중국의 입장과 시각을 명확히 했다.

추 대사는 "한중관계는 서로 다툴 수는 있지만 결코 헤어져서는 안되는 부부와 같다.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의 핵포기와 경제지원도 결국은 '신뢰 회복'의 문제로 진단하고 중국은 선포기 후 지원 방식보다는 상호 한 걸음씩 나아가는 '쌍궤병행'의 방식으로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마찰)은 미국이 일방적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단순히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중국의 성장과 세계적인 역할 확장을 막기 위한 정치적, 패권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입장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협상단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고 언행불일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이 오랜 친구로 지내왔던 것처럼, 인천은 중국에서 가장 친근한 도시"라며 "새얼아침대화처럼 각계각층이 모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오랜 역사를 가진 포럼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역사적인 400회 강연에 강연자로 나서게 돼 영광이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33년째 계속 되어온 새얼아침대화는 지용택 이사장을 비롯한 인천시민들의 깨어 있는 시민정신이 만들어낸 위업"이라며 "인천을 넘어 여러 지역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쉽지 않았다. 인천의 성장은 새얼아침대화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새얼의 해불양수 정신은 인천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축하말을 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