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직사각형 '백자청화'에
손꼽히는 문장가 강희맹 글
국산안료개발 힘쓴 중요단서
▲ 황수신 묘지(白磁靑華 成化三年銘 黃守身 墓誌)의 지문.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백자청화 '성화3년'명 황수신 묘지(白磁靑華 成化三年銘 黃守身 墓誌)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58호로 지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황수신(黃守身)은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황희(黃喜)의 아들이다. 1466년 좌의정에 오르고 이듬해 영의정에 올라 장수 황씨가 2대에 걸친 재상 가문으로 명성을 얻게 한 인물이다.

'황수신 묘지'는 2012년 9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황수신의 묘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수습된 것을 장수 황씨 열성공파종회가 같은 해 11월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지문(誌文)은 당시 뛰어난 문장가로 잘 알려진 강희맹(姜希孟)이 썼다.

황수신 묘지는 조선 후기에는 볼 수 없는 규모가 큰 직사각형(세로 38.9×가로28.6㎝)이라는 희소성과 조선 전기 백자에 청화로 글씨를 쓴 예가 매우 귀한 가운데 현전하는 청화백자 묘지로는 두 번째 편년(고고학적 자료들을 시간의 선후로 배열한 것) 자료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또한 경기도 광주 분원에 관요가 설치된 시기를 1467~8년 즈음으로 보고 있고 1467년에 제작된 황수신 묘지는 바로 조선관요 성립과정의 백자 제작 일면과 국내산 청화 안료 개발에 애썼다는 정황을 입증하는 자료로 도자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문의 내용에 그의 품성, 행적 이외에 특별히 환구단 설치 및 제도 정비 등 조선 전기 제천의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과 '성화삼년成化三年(1467년)'이라는 제작연대가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는 점 등 역시 지정 가치로 인정됐다.

황수신 묘지는 2020년 하반기 경기도박물관의 재개관 시 새롭게 단장된 전시실에서 한층 높아진 위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