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70여개 시민단체 경기도의원에 '감사의 장미'
▲ 10일 오전 경기도의회 앞에서 경기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성평등 조례' 제정에 앞서준 경기도의원들에게 감사의 장미꽃을 전달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의지 있는 시민과 정치인의 힘으로 혐오를 이겨낼 수 있다."
전국 470여개 시민단체가 '경기도 성평등조례' 제정에 앞장선 경기도의원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은 꽃을 전했다. 일부 보수교단의 반대에도 '경기도 성평등 조례'가 담은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지켜줬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시민단체연대회의와 경기여성단체연합,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관계자 30여명은 10일 경기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학교 실내체육관 건립사업 확정 보고대회' 현장을 찾았다.
이들 손에는 분홍색과 빨간색의 장미가 한가득 들려있었다. 장미는 보고대회를 끝낸 도의원들에게 한 송이씩 전달됐다.

일부 도의원 등은 최근 성평등 조례 개정을 둘러싸고 계속되고 있는 일부 보수교단의 반발을 우려한 듯 꽃을 사양하기도 했으나 다수의 의원들은 꽃을 받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특히 성평등 조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옥분(민주당·수원2)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 주변에는 많은 인권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함께 웃었다.
이들이 전한 장미는 '경기도 성평등 조례'가 개정된 것에 대한 감사인사다.

도내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들이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성평등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한 도의 지원 근거를 마련한 것이 골자인 '경기도 성평등 조례'는 지난 7월 16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그러나 일부 보수교단 등은 성평등 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등의 이유로 도의원들에게 폭탄문자와 전화 등을 하며 조례를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성평등 조례가 잘못됐다며 경기도에 도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지방의회를 압박한 것은 비단 경기도의회 뿐만 아니다.
지난 6월에는 '부천시 문화다양성 조례안'에 대해, 5월에는 '경남학생인권조례안'에 같은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두 조례는 각각 철회와 상임위 부결됐다. 최근에는 수원시의회의 수원시인권조례 개정 논의에도 반대행동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보수교단 등의 행동은 인권시민단체가 뭉치는 계기가 됐다.
10일 경기도의회를 찾은 인권시민단체는 전국 470여개 단체와 함께 연대해 '(가칭)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한 경기도 만들기 도민행동'을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혐오와 차별은 폭력이며 폭력중단을 외치자"고 호소했다.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혐오세력들의 말을 중단할 수 있도록 시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존재의 피부색과 정체성과 몸과 정신의 장애와 지역의 차이, 직업과 나이의 차이, 발견되지 않은 모든 존엄의 이유를 들어 인간 존재를 말살하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막아 나서야 한다"며 "이제 혐오세력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 그들의 말을 중단하도록 전국인권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해 함께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는 "의지 있는 시민과 정치인의 힘으로 혐오를 이겨낼 수 있었다"며 "성평등 조례안을 지켜준 경기도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