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우리) + education(교육) + emotion(감성) … 시교육청 '위기학생 지원' Wee 프로젝트
가정불화·폭력피해 상담은 물론 심리적 치료 돕는 '3단계 안전망'
학부모 정서관리 프로그램도 제공
초등생에 맞는 세분화 대책 고심
가장 빈번한 언어폭력 예방 주목
2차 고통 막을 사후책 필요
▲ 인천시교육청은 2019 학교폭력 예방 걷기 기부 캠페인 '같이가치 꽃길걷자'의 우수 기부 학급으로 선정된 옥련여자고등학교 2학년 3반 교실을 찾아가 기념품을 전달했다.

▲ 인천시교육청 Wee센터는 지난 5~7월 학교폭력 피해학생 학부모를 위한 정서관리 프로그램 '이제, 봄'을 성황리에 마쳤다.

▲ 최근 열린 심신이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완성한 작품

▲ 최근 열린 푸드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완성한 작품

'삶의 힘이 자라는 우리 인천 교육'

인천교육이 내건 교육 비전이다. 입시에 지친 학생들에게 자신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부모들도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 수 있는 주체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한 토양은 학교를 민주적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꿈이 있는 교실, 소통하는 학교, 공정한 인천교육을 교육 지표로 삼아 주요 정책들을 펼쳐가고 있다.

인천일보는 주요한 인천 교육 정책들을 짚어본다. 먼저 이혼 등 가족의 위기나 폭력 등으로 역경과 절망에 빠진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사업인 위(Wee) 프로젝트 등을 만나본다.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준 '위 프로젝트'

"죽으려고 날짜를 잡고 실행하지 못한 이후, 그 어떤 것에도 흥미도 없고 의욕도 없어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 처음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바리스타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진심으로 한다면 다 잘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미주(가명) 양은 '위 클래스'를 만난 후 삶의 용기가 생겼다며 이렇게 고백했다. 부모님은 이혼하고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던 미주 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자해를 시도했고, 이후 가정에 불화가 생길 때면 같은 일을 수차례 반복했지만 지금은 바리스타를 꿈꾸는 학생이 됐다. '위 클래스' 교사는 실의에 빠진 미주 양에게 바리스타 수업을 권했고, 미주 양은 고통 속에 잊고 있던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었다.

시교육청은 행복한 학교 생활을 위한 위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위기 학생을 선도하고 치유하기 위한 지원 사업으로 We(우리)+education(교육)+emotion(감성)의 합성어이다.

시교육청은 위기학생 지원을 위해 위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시행하고 있다. 1차 안전망으로 단위학교에 '위 클래스', 2차로 지역교육지원청 및 시교육청에 '위 센터', 3차 안전망으로 '위 스쿨'을 각각 설치했다.

'위 센터'는 학교폭력 및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의 상담, 치유 프로그램 제공을 목적으로 2012년 5월25일에 개소해 이듬해인 2013년 5월에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사랑과 희망의 피그말리온센터'라는 이름으로 인천 내 초·중·고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위한 개인상담, 심리검사, 집단 프로그램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학교폭력 피해가 우려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동작·푸드·미술·연극치료, 심리운동 등 집단프로그램인 '아울러 빛,나(me)'를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4개교, 고등학교 2개교 등 총 8개교, 56명의 학생을 지원했다.

또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위축된 자아와 심리적 안정감을 촉진하기 위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심신이완 프로그램 '지친 일상의 작은 휴식'을 월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폭력, 자율적 예방이 가장 중요

최근 시교육청이 발표한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지역 피해 응답률이 1.2%로, 전국 대비 0.4%p 낮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것은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학교 폭력의 저연령화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이재용 시교육청 학교생활교육과 사무관은 "학교 폭력의 주요 유형이 언어폭력인 것을 고려할 때 스마트폰 보급이 보편화되고, 동영상 등 각종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며 "저연령화되는 학교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 프로그램을 초·중·고교별로 세분화하고, 초등학교 발달 단계와 기준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서적 폭력에 따른 피해 학생들의 심리 등 치료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인천지역의 학교폭력 피해유형은 언어폭력(35.3%)과 집단따돌림(23.7%)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서적 폭력은 신체적 폭력보다 세심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이 사무관은 "단순히 물리적 피·가해학생 분리조치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사용과 같이 학교생활 전반에 있어 피해 학생이 추가적인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학교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 "학교폭력원스톱대응팀은 정서적 형태의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학교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사무관은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경우 단위학교의 자율적 예방 교육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정책을 반영해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무관은 "올해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폭력유형인 언어폭력 예방에 주목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인천형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적극 활용해 초등학교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전 학급의 사이버폭력 예방 및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사업에 힘써 인천지역 특성에 맞춰 학교 폭력 예방 사업을 시행해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