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옹진군 피해 77억 추산
박 시장 '늑장 대응' 문책키로
연미정 느티나무 부러지기도
녹색연합 "보호조치 아쉬워"

제13호 태풍 링링이 인천 도심을 넘어 강화, 옹진까지 할퀴고 갔다. 피해상황 파악이 늦어지며 복구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119 신고 건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인천 보호수 보호책 마련 등이 숙제로 남았다.

인천시는 태풍이 물러간 이틀 후인 9일 오후 4시쯤 강화·옹진군의 태풍 피해를 집계해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 기준 강화·옹진군의 태풍 피해액은 77억5000만원으로 추산됐다.

강화군은 교동면과 서도면 전 지역이 정전돼 왕새우 2만1000kg, 닭 4000수, 돼지 233두, 소 17두가 폐사됐다. 옹진군 영흥도 역시 단전으로 새우 270만미가 폐사했고 영흥도 김양식 시설 7곳 2530책 손실, 소형선박 4척 침수, 어장관리선 1척 파손 등 어민의 재산 피해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강화군을 찾았고, 시 재난안전부서의 늑장 대응과 재난 집계 등을 문제 삼으며 문책성 인사를 지시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화·옹진군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다.

안 의원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태풍 피해를 입은 강화군과 옹진군 주민들에게 신속한 피해보상과 복구를 위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풍이 인천을 덮친 지난 7일 119 신고가 접수된 이래 역대 최고 수치인 9192건을 기록했다.

인천소방본부는 태풍이 인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지난 주말 평균 일일 신고 건수(1627건)보다 464% 증가한 119신고 건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2012년 태풍 '볼라벤' 때와 비교해도 914건(11.8%)이나 많다. 피해건수는 볼라벤 당시 1137건 대비 1160건(102%) 증가한 2297건을 기록했다.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인천의 보호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인천시 지정 보호수 중 강화군 연미정 느티나무, 교동도 고구리 물푸레나무와 인사리 은행나무, 옹진군 이작도 소나무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강화군에 위치한 500년된 연미정 느티나무 2그루 중 한 그루가 강풍에 부러졌고 수령 330년인 교동도 인사리 은행나무는 뿌리째 뽑혔다"며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의 소나무를 비롯해 남동구 구월동 회화나무도 두 동강이 나는 등 보호수 피해가 잇따랐다"고 분석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나무에 대한 태풍피해가 확인된 후 일부 보호조치가 있었으나 좀 더 꼼꼼한 점검과 보호조치가 아쉬웠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며 "앞으로 인천의 소중한 자연환경자산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꼼꼼한 전수조사와 보호조치 강구와 함께 가치발굴과 시민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김신영·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