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추석맞아 한시적 제공...상인 "매출에 큰 영향 없어"
경기도가 경기지역화폐 실적이 저조한 전통시장 활용을 늘리기 위해 '10% 인센티브'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역화폐 효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9일 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지역화폐 일반발행 1379억원 중 일반 한식 음식점에서 100억9000만원(73.1%)이 사용돼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반면 전통시장 내 정육점은 9억4000만원(6.81%), 농·축·수산물에서 8억3000만원(6.01%)이 사용되는 등 전통시장은 낮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도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도내 31개 시·군에서 상시 6% 인센티브에서 4% 늘어난 10% 인센티브를 한시적으로 제공키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시장 내 사용률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못골종합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이효정(66)씨는 도에서 전통시장 내 상인들을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으나 실제 경기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기지역화폐가 도입될 때 만해도 영세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다고 홍보해 큰 기대감을 가졌으나 현실은 한달에 단 1명 정도만이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며 "상인들과 소비자들에게 지역화폐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방송도 하고 있지만 사용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지동·미나리 광장시장에서 닭을 판매하는 유용열(52)씨는 추석을 앞두고 도에서 지역화폐 사용량을 늘려 전통시장을 살린다고 해 매출향상을 기대했지만 큰 영향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씨는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해서 카드를 발급받고 직접 충전을 해야 하는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안다. 적응이 빠른 젊은 세대는 많이 사용하겠지만 연령대가 높은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잘 모른다"면서 "지역화폐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전통시장을 찾지도 않기 때문에 지역화폐가 매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동시장에서 떡 가게를 운영하는 박성자(60)씨도 "뉴스를 보면 경기지역화폐가 전통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전통시장 내 경기지역화폐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상인들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못골종합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표세자(68)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수원페이 가맹점'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여서 그런지 손님 중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종종 있다"면서 "다른 가게들도 지역화폐 가맹점임을 알리는 스티커를 눈에 띄는 곳곳에 붙이고 '경기지역화폐 환영' 표지판을 크게 설치하는 등 상인들이 나서 지역화폐 사용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분명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내놨다.

도는 남은 추석 이벤트 인센티브 지급기간 동안 전통시장 상인들을 돕기 위해 홍보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일대를 돌며 지역화폐를 알리고 상인들을 만나 현장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며 "추석 명절이 끝난 후에는 각 시군과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며, 경기지역화폐가 전통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성과를 연구 분석해 앞으로 개선점을 검토하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채은 기자 kc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