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를 사는 수필가 눈으로 본 영화
▲ 전남 장흥의 한국문학특구 천관산문학공원에 엄현옥 작가의 수필 '나무'가 실린 건립된 문학비가 건립됐다.

 

▲ 엄현옥 지음, 수필과비평사, 392쪽, 1만5000원
▲ 엄현옥 지음, 수필과비평사, 259쪽, 1만3000원

인천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엄현옥 작가가 최근 8번째 수필집 <소금창고>와 영화평론집 <엄현옥의 영화읽기>를 동시에 출간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창작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빛을 보게 된 <소금창고>는 '비대면 시대', '피렌체를 떠나며', '떡 이야기', '아벨서점'의 4부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48편의 작품이 각 부마다 12편씩 나뉘어 실려있다.

<소금창고>는 인천의 소래습지생태공원에 남아 있는 '소금창고'를 통하여 진정한 삶의 의미와 진정성을 갈구하고 있으며, 기억해야 할 인천의 공간 배다리 이야기의 '아벨서점', 스토리텔링으로 쓰는 인천의 전등사 '나부상의 진실', 김포 장릉공동묘지 183번 묘지의 주인공 한하운 시인을 그린 '인환의 거리를 그리며',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에서 만난 비보잉(B-boying) 지망생들인 청소년들의 연습장면을 보고 불우한 환경에서 영국 황실발레단에 입단한 필림 모슬리와 광산에서 자란 성악가 토마스 앨런의 실화를 다룬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떠올리는 '꿈을 위한 점프와 하강' 등은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특히 <수필과 비평>에 연재했던 '떡 이야기'는 쑥버무리부터 팥시루떡, 오메기떡, 절편, 송편, 인절미, 가래떡 등 우리네 전통의 먹을거리를 찾아서 맛깔스럽게 읽힐 수 있는 소재 선택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동시 출간한 <엄현옥의 영화읽기>는 수필가의 눈으로 보는 인간적인 생생한 영화평이다. <수필과 비평> 2016년 7월호부터 3년에 걸쳐 연재한 작품모음으로 영화 '인턴'을 시작으로 마지막 연재인 '엔딩 노트'까지 실었다.

1부 '약자들의 자존심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에 8편과 2부 '표현의 자유를 지킬 책임'에 8편, 3부 '버닝, 메타포의 창고'에 7편, 4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포'에 7편 등 모두 30편의 영화읽기를 통해 '당면한 사회문제를 소재로한 영화'부터 '메타포가 인상적인 영화 및 가족애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영화' 등 영화을 읽는 다양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영화평들이다.

엄현옥 작가는 1996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뒤 2008년 <수필시대>로 평론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필집으로 <다시 우체국에서>, <나무>, <아날로그-건널 수 없는 강>, <질주>, <작은 배, 현대수필가 100인 선>, <발톱을 보내며>, <받아쓰기> 등을 출간했다.

엄현옥 작가의 수필 '얼룩동사리를 생각하며'가 <고등국어 상, 더 텍스트>에 수록됐고 고향인 전남 장흥군의 한국문학특구 천관산문학공원에는 엄작가의 작품 '나무'가 실린 문학비가 건립됐다. 현재 인천 남동구 서창나무어린이집 원장인 엄현옥 작가는 '제물포수필문학상', '인천문학상', '신곡문학상', '한국산문문학상', '청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