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선출제·일제잔재 청산' 등 성과
학생들이 낸 '교장 선출제' 등 각종 정책을 학교현장에 그대로 투영하는 등 학교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역점을 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은 학생들 주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몽실학교 '정책마켓'에서 학생들이 제안한 '교장 선출제' 정책도 현장에 접목됐다. '교육공동체 참여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 선발된 시범 운영학교 8곳의 교장은 지난달 23일 교단에 섰다.

참여형 교장 공모제는 기존에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공모 교장 임용심사에 학부모와 교직원은 물론 학생(초등학생 제외)까지 참여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교장 선출제도다. 기존 폐쇄형 공모를 개방·참여형으로 바꿨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도교육청뿐 아니라 일선 학교현장의 변화도 뚜렷하다.

수원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은 2학기 수업으로 '일제잔재 청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교사는 학생들이 일제잔재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 학생은 프로젝트 과정에서 성함조차 몰랐던 고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았고, 할아버지의 고단하고 굴곡졌던 삶이 손녀에 의해 재조명됐다.

최근에는 '학생이 디자인하는 학교공간 조성 계획' 즉, 학교시설 설계에도 학생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학생과 학교구성원이 주체가 된 변화는 학교민주주의 지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경기도내 학교민주주의 지수는 2015년 71.4%로 시작해 2016년 76.3%, 2017년 77.5%, 2018년 78.5%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공동체를 형성해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혁신학교'는 학교민주주의 지수가 일반학교보다 더 높았다.

이와 함께 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해 '학생 정책결정참여제'도 구축했다. 학교 교육과정과 학사일정을 조정할 때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학생 정책결정참여제로 학생자치회 대표는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여해 발언의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교복선정과 현장체험학습 등 학생과 긴밀한 연관이 있는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교직원들도 '안건과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를 통해 민주적인 토론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해 학교 운영에 대해 자체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갔다. 교직원회의 운영 규칙도 마련해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가능하도록 ▲교직원회의 조직과 구성 ▲기능 ▲운영방법 등을 구체화해 정리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참여형 교장 공모제' 임명장 수여식에서 "경기교육이 중점을 두는 교육자치의 종착점은 학교가 아닌,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