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리학회에서 매달 발행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 세계 학회에서 나오는 간행물 중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지고 많이 읽히는 잡지로 꼽힌다. 1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40개 국어로 650만부를 발간하는 사진과 기사가 적절하게 균형 잡힌 읽고 보기 쉬운 잡지이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 그리고 그들과 어울려 사는 인간들의 행태와 이 모든 생물을 포용하고 있는 육지와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궁극적으로 지구를 사랑하자는 것이 미국 지리학회가 잡지를 펴내는 목적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선친('인천 한세기' 저자 愼兌範박사)께서는 당시 미국에서 발행되던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를 위시하여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헌책방에서 구해 읽으셨다. 창영초등학교에 다니던 필자는 배다리 근처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잡지들을 모아놓고 파는 가게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찾다가 선친께서 찾는 달이 나오면 뛰듯이 기뻤던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지금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정기구독하고 있으니까 근 70년을 선친에 이어서 읽고 있는 셈이다. ▶9월호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받아 펴보면서 표지의 제목이 과거 신문사에서 큰 뉴스가 터져서 호외를 낼 때처럼 특호활자로 '더워지는 북극'이라고 되어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잡지를 발행하는 미국 지리학회에서는 북극의 해빙(解氷)과 이에 따른 지구 온난화에 대한 비상벨을 누르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9월호 전체의 2/3에 달하는 100여 페이지에 걸친 특집 기사와 사진 중에서 수잔 골드버거의 기사와 케이티 오린스키의 사진은 압권이었다. 2017년에 그린란드 툰드라에서의 화재와 북극한계선 북쪽 380㎞의 노르웨이 라크셀브에서 관측된 섭씨 32도의 기록적인 열파는 북극 얼음이 상상보다도 더욱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는 증좌라고 했다. ▶북극지역의 해빙으로 새로운 바닷길을 모색하는 항로 개설과 북극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각종 광물자원에 대한 선점 경쟁이 러시아를 정점으로 미국과 캐나다 간에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까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적하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범세계적인 협력기구에서 탈퇴한 미국이 북극의 자원과 새로운 항로 그리고 전략적 가치에 몰두하면서 그린란드를 돈으로 사겠다는 트럼프의 제의는 정말 엉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