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특별회계 예비비 전용 '백기'
'인천e음 예산' 전액 삭감했다 복구
시의회 예결위 '고무줄 추경' 비판
▲ 4일 인천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256회 인천광역시의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의회


'붉은 수돗물' 보상비와 '인천e음' 발행 조정액을 반영한 인천시 추가경정예산이 890억원 증액된 11조383억원으로 잠정 확정됐다. '11조원 예산 시대'를 연 이번 추경예산은 구멍 난 세입을 특별회계로 돌려막고, 심의 과정에서 1500억원대 예산이 오락가락하며 '고무줄 편성'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4일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인천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11조383억원으로 수정 의결했다. 이는 시가 11조440억원으로 제출한 원안에서 17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지난 2회 추경예산 10조9493억원보다는 890억원이 증액됐다. 총 예산 기준으로 시의 한 해 살림살이 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추경예산은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 예비비로 부족한 세입을 메우는 과정부터 혼란의 연속이었다. 지방세가 1246억원 감소하고, 농산물도매시장 준공이 늦어져 세외수입이 1224억원 줄어들자 시는 재원 조달 방안을 내놨다. 송도국제도시 부지 등 재산 매각 수입 1145억원과 매립지특별회계 예비비 1515억원으로 채운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서구 지역 반발이 나오자 시는 지난달 27일 본회의 제안설명 이후 매립지특별회계 재원을 쓰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예산안이 시의회로 제출된 상황에서 순식간에 1500억원대 세입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이런 여파는 이번 추경안에서 핵심으로 꼽혔던 인천e음 발행 예산으로 번졌다. 재원이 사라지면서 인천e음 예산 456억원은 상임위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날 예결특위는 매립지특별회계 대신 광역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 400억원을 끌어와 인천e음 예산 400억원을 되살렸다. '서구 달래기용'으로 아라뱃길~청라호수공원 자전거도로 정비 등 7억6000만원 규모의 매립지특별회계 신규 사업 3개도 추가됐다. 임동주(민·서구4) 의원은 이날 예결특위에서 "매립지특별회계로 분란을 자초해 뒤늦게 추경안이 대폭 바뀌었다. 시는 이런 행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립지특별회계 사용 계획이 철회되면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매각 수입은 다시 세입 예산으로 편성됐다. 올해 안에 매매 잔금을 받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세수에 구멍이 난 것이다. 김광용 시 기획조정실장은 "다음 추경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 지방채 발행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