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융합' 주제 프로그램 220여명 … 학생 뜨거운 열기
▲ 3일 오전 파주시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서 진행된 여우비 누리과학교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위례한빛중학교 학생들이 행사에 앞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 정문자 수원대학교 WISE 센터장
▲ 정문자 수원대학교 WISE 센터장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꿈과 비전이 파주 일대에서 펼쳐졌다. 학생들은 직접 과학실험과 실습에 참여해 프로그램을 즐기며 과학적 소질과 흥미를 맘껏 발산했다.

'여·우·비(여기서 우리함께 비상하자) 누리과학교실'이 열린 3일 오전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220여명의 위례한빛중학교 학생들의 열의는 뜨거웠다.

'기적의 섬유 나일론'이라는 활동 주제로 나일론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실험 진행 전 이론수업을 들을 때부터 학생들은 섬유의 종류와 합성 섬유의 원료, 나일론의 탄생배경 등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노트에 꼼꼼히 적기도 하고 선생님이 묻는 말에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선생님! 용액을 얼마나 넣어야 해요?" "빨대 기울기는 이 정도면 괜찮아요?" 실험이 시작되자 학생들의 질문은 쏟아졌다. 파란 라텍스 장갑과 마스크를 쓰고 실험에 성공하기 위해 학생들은 한 방울 용액을 떨어뜨릴 때도 신중을 기했다. 핵사메틸렌다이아민 용액에 수산화나트륨을 넣은 후 색소 용액을 넣으니 하얗게 엉키며 나일론이 만들어지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손서율(14)군은 "용액만 넣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나일론이 만들어진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간단한 실험임에도 직접 빨대로 추출해보고 체험하니 더욱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규빈(14)양은 "학교에서는 이런 실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직접 체험하게 돼 너무 재밌다"며 "나일론의 탄생배경이나 합성원리에 대한 이론도 몰랐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이론도 알게 돼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다른 교실에서는 '모·범·흔(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교실을 탈출하라!'는 활동주제로 암호를 풀어 미션을 해결해 최종적으로 금고를 여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가상의 사건도 설정했다. 할아버지가 상속자에게 남겨준 금고의 번호를 학생들이 도와 지분을 찾아주는 것.

금고 번호 4자리를 맞추기 위해 학생들은 고군분투했다. 5명씩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아 서로서로 도와가며 수학문제와 물리문제 등을 풀고 암호를 해독해 나갔다. 도형을 여러 형태로 돌려가며 퍼즐을 맞추고 종이에 단어를 쓰고 색칠하며 힌트를 찾기 위해 친구들과 머리 맞대고 창의력을 발휘했다.

"이건 말이 안 돼!" "이 문제 이렇게 하는 거 맞지?" 암호가 풀리지 않자 학생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암호를 거의 다 찾은 것 같은데 마지막 하나를 모르겠다며 간절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허태훈(14)군은 "쉽게 생각했는데 암호를 푸는 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며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해 즐거웠다"고 환하게 웃었다.

권은하(14)양도 "암호를 풀 때는 답답하기도 하고 알 듯 말 듯해서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마지막에 암호를 풀게 돼 너무 후련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화학과 융합이라는 두 개의 주제에 맞춰 오후까지 프로그램은 계속됐지만, 학생들은 끝날 때까지 집중하며 관심을 놓지 않았다. 직접 만든 나일론을 기념으로 집에 가져가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헝클어진 퍼즐 조각과 열쇠, 수학문제 종이 등을 함께 정리하며 마무리했다.

한편, 경기도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체인지업캠퍼스 미래교육사업을 주관하고 있으며 수원대학교 WISE 센터가 사업 중 과학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우비 누리과학교실은 과학멘토링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심화과정인 나래과학교실,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학과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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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자 수원대학교 WISE 센터장 "지적 호기심·소질 일깨우는 교육 … 참여·만족도 높다"


"과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과학적인 소질을 일깨우는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문자(사진) 수원대학교 WISE 센터장은 학생들이 직접 실험에 참여하고 실습하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센터를 소개했다.

수원대학교 WISE(Wide Intelligence about Science & Engineering)센터는 경기도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교육을 통해 이공계의 진학을 유도하고 과학인재 양성과 육성에 힘쓰고 있다.

2017년부터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서 미래교육사업 중 과학멘토링 부문을 담당하면서 도내 학생들에게 과학교육과 멘토링의 기회를 주고 있다.

정 센터장은 교과과정에서 이뤄지기 힘든 실험과 실습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2017년 경기도에서 중학교 자유학년제를 실시하면서 과학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도 많고 만족도도 높습니다. 앞으로도 여·우·비와 같은 과학 멘토링 동행과학교실을 꾸준하게 이어나가서 학생들이 이공계에 대한 꿈과 비전을 이뤄나가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초과학 실습 체험을 통한 과학자로의 꿈도 지원해주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형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기본 수학, 과학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고자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력을 강조하는 융합형 과학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행한 융합:모·범·흔(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프로그램이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수원대학교 WISE 센터는 2006년 개소 후 10여 년 동안 '방문과학교실'을 진행하면서 지역 소재 학교, 다문화지원센터, 지역 아동센터 등 과학문화 소외지역에 직접 방문해 과학교육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 여건 상 학생과 교사의 의지가 있음에도 과학 실습 활동을 진행하기 어려운 곳에 센터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학의 연구실을 개방해 고등학생들에게는 이공계 진학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